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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접경 지역의 한 농장에서 일하다가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혔던 28세의 태국 국적 노동자 아누차 앙카에우를 인터뷰한 뒤 억류 생활의 참상을 보도했다.
아누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의 한 농장에서 갑작스러운 로켓 공격을 받았으며, 이를 피해 숨어있다가 하마스 무장 세력을 맞닥뜨렸다. 아누차는 무장대원 소매의 표시를 보고 이들이 하마스임을 알아차렸다. 아누차의 동료 가운데 한 명은 그 자리에서 하마스의 총에 맞아 사망했고, 아누차와 그의 동료 총 네 명은 30분 동안 트럭에 실려 가자지구로 이동했다.
아누차는 하마스 대원들이 인질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구타했으며, 특히 이스라엘인 인질들이 가혹한 구타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인 인질은 채찍으로 맞고 살해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아누차는 조금이라도 덜 맞기 위해 (자신이 이스라엘인이 아니라는 의미로) “태국, 태국”을 외쳤다고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아누차는 침대가 있는 새 방으로 옮겨졌으며 식사도 견과류와 버터, 쌀이 포함되는 등 개선됐다. 아누차와 동료들은 간수가 두고 간 펜으로 체스판을 그려 간이 체스를 하거나 태국 음식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인질 생활을 버텼다.
석방을 명령받은 아누차는 2시간 동안 지하터널을 통과해 한 시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몇 명의 여성 이스라엘 인질들도 있었다. 이들은 11시간 뒤 적십자에 인계됐고, 지난달 25일 마침내 가자지구에서 탈출했다. 아누차는 “나는 죽을 줄 알았다”며 “풀려날 줄 몰랐는데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말 하마스와 임시 휴전 및 인질 석방에 합의했으나 이달 1일 공격을 재개했다. 7일 동안의 임시휴전 기간 하마스는 인질 105명을 석방했지만, 여전히 140명 가까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