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최대 이커머스업체인 알리바바(BABA)의 화려한 귀환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창사 이래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인해 언제 미국 주식시장에서 퇴출(상장폐지) 될 지 모른다는 불안에 발목이 잡혀 있던 알리바바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수년을 끌어 온 미국과 중국 양국 간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회계감사권 협상이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기대감 덕이다. 실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감사와 관련해 미중 양국의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양국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인가를 통해 본토에서 홍콩으로 이전한 미국 상장 중국 기업 및 회계법인의 감사 서류와 기타 데이터를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 소속 감사관들과 중국 기업 감사인이 현장 감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증감회가 몇몇 중국 기업과 회계법인에 이 같은 계획을 통보했다. 9월 PCAOB 감사관이 홍콩에 도착할 예정이며, 이들 감사관이 중국 기업들의 감사 자료에 대한 완전한 접근성을 보장 받았다고 판단하면 양국이 최종 합의에 이를 전망이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만약 미중 양국이 최종 합의 시 외국기업책임법(HFCAA) 위반 혐의로 상장폐지될 위험에 처한 다수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도 이 같은 기대에 홍콩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경제 부양에 치중하면서 개혁개방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알리바바나 중국 인터넷 기업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리커창 총리는 베이다이허 회의 종료 후 선전 시찰에서 개혁개방을 강조했고,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올해 만료 예정이었던 친환경 승용차 구매세 면제를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또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19개 정책에 대한 추가 부양책도 발표했다.
저스틴 화이트 T.로우프라이스 올캡 오퍼튜니티펀드 매니저는 “알리바바는 그동안 중국에서의 코로나 봉쇄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중국은 전 세계 다른 나라보다 양호한 경기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본격 반등할 경우 알리바바도 실적과 주가 모두 반등세를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특히 내년 중국 경제는 올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알리바바의 기업 펀더멘털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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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스 리서치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중국 내 사업 부진 가능성이나 온라인 쇼핑몰 T몰과 타오바오 부진 등이 리스크이긴 해도, 해외 커머스 호조와 클라우드, 물류서비스에서의 매출 성장 등은 알리바바에 대해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빠르게 늘었던 알리바바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이 해소될 경우 주가가 반등폭을 키울 수 있다는 기대도 한몫하고 있다. 크레인펀드 어드바이저는 “알리바바의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비중은 12.96%로, 경쟁사들의 9.66%에 비해 더 크다”며 “미중 협상 타결 전까지 긍정적 심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공매도 세력들의 숏 커버링이 주가 반등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