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어제 쐈는데…軍 왜 오늘 공개했나?

고도 25km 비행거리 110km로 기존 北미사일보다 낮고 짧게 비행
日도 "어떤 미사일 발사"…제원 특정 유보
"국방부 청사 이전·오후 6시 발사 등으로 대응 늦었다" 지적도
  • 등록 2022-04-17 오후 5:03:38

    수정 2022-04-17 오후 5:03:38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시험발사 무기에 대해선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 온 이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는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소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북한이 16일 동해상으로 미사일 2발을 발사했으나, 합참이 하루 뒤인 17일 해당 사실을 확인해 ‘늑장 공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 매체 보도(오전 6시)가 나온 후 1시간 46분 후에 합동참모본부는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전날 오후 6시께 함흥 일대에서 2발의 발사체를 발사한 것이 포착됐다”며 “어제 탐지된 발사 제원은 고도 약 25km, 비행거리는 약 110km, 최고속도는 마하 4.0 이하로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통상 군 당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대상인 탄도미사일을 북한이 발사할 경우, 이를 신속하게 공개해왔다. 그러나 전날 미사일 발사에는 북한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태양절)을 전후로 미사일을 쏠 것이란 전망에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군은 ‘늑장 공개’라는 지적에 대해 정밀 분석이 필요했기 때문에 등이라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초기에 탐지된 제원이 공개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제원과 관련 동향을 고려 시 새 형태일 가능성에 대해 추가분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전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제원이 기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등과 비교해 고도가 낮고 비행거리가 짧아 탄도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즉각적으로 판단되지 않아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위성 역시 이날 “어떤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확한 제원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북한이 공개한 발사 사진을 보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발사됐다. 발사관에서 발사된 유도무기의 외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에 가깝다. TEL을 이용해 발사할 수 있도록 KN-23을 축소 개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오늘 공개한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3분의 2수준으로 소형화한 고체연료형 이동식 단거리 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KN-02를 대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소형 핵탄두 탑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019년 5월 시작된 중단거리 전술핵 미사일 실험이 한국, 일본, 괌 등 역내를 사정권으로 한 실전 배치용임을 노골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이 핵탄도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 군 당국도 해당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다이빙’이나 ‘풀업’ 등 변칙적인 움직임을 하는 특성이 있다. 다만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신형 전술유도탄이 아닌 무기로 칭한 것을 볼 때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발사관에서 발사해서 다연장로켓(MRL)과 유사하고 변칙기동은 설계에 반영되지 않아, 우리의 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해 저고도 비행을 하는 근거리미사일의 개발이 목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리 측 감시망을 회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탄도미사일의 저각궤적 발사를 해왔다. 지난 1월 발사한 KN-23은 고도를 20km까지 낮춘 상황에서 190km 발사에 성공했다.

군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의 늑장대응에 대한 비판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국 국방부가 대통령 집무실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청사 이전과 한미연합지휘소(CCPT) 준비로 경황이 없을 시점에 북한이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합참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한국 군은 북한이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주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했기 때문에 이에 익숙해져 있는데, 만약 국방부와 합참 직원들의 퇴근 시각 이후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한다면 이번처럼 한국군의 신속 대응에는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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