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치태반은 분만 전후 많은 양의 출혈을 일으키며 호흡곤란이나 쇼크 발생 가능성이 있어 산모와 태아를 위협하는 질환이다. 분만 과정에서 과다 출혈이 예상되거나 분만 후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자궁동맥색전술을 신속하게 시행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산후출혈대응팀(원혜성·정진훈·이미영·김소연 교수)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전치태반으로 진단 받은 고위험 산모에게 시행한 자궁동맥색전술의 성공률이 약 95%였다고 16일 밝혔다.
자궁동맥색전술은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카테터를 삽입하여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자궁동맥에 접근하고 지혈제제를 직접 주입해 혈관을 막는 시술로, 합병증이 매우 적은 편이다.
지난 10년간(2011년~2020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는 총 26,914명으로, 이중 약 5%(1,312명)는 전치태반에 해당하는 고위험 산모였다. 전치태반은 태아가 자궁 입구를 통해 출생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분만 전 많은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자연분만이 불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전치태반 산모들 역시 모두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했다.
과거에는 수술실에서 전치태반 산모에게 제왕절개를 시행한 후 출혈이 많은 경우에는 혈관조영실로 이동해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했다. 이동 과정에 30분 이상이 소요됐고, 이동 시간만큼 출혈량이 증가하고 많은 수혈이 필요해 산모의 위험도 컸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산후출혈대응팀은 전치태반 산모들의 출혈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 제왕절개와 자궁동맥색전술을 함께 시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혈관의 중재적 시술뿐만 아니라 외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도록 혈관조영 장비와 수술 장비를 모두 갖춘 첨단 수술실이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장은 “전치태반 산모가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 제왕절개 수술과 자궁동맥색전술을 지체 없이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산모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러한 노력으로 전치태반 산모의 출혈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됐고 산모의 부담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진훈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타 병원에서 분만 후 과다 출혈로 위험에 처한 산모가 발생한 경우, 서울아산병원 산후출혈대응팀 교수와 바로 연락을 취해 즉각적으로 자궁동맥색전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핫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속하게 시술을 준비하고 즉각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산모들을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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