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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누가 생산하나
애플카를 둘러싼 첫 번째 의문은 누가 생산하느냐다. 연초 현대차 그룹은 애플과 전기차 생산을 위한 초기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에 “협의중이나 결정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4일에는 기아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애플카를 제조하기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5일 블룸버그통신은 현대차·기아와 애플의 논의가 최근 중단됐다고 전했다.
비밀주의를 금과옥조로 삼는 애플의 심기를 거스른 탓이란 분석이다. 애플은 거래 상대에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도록 강요하기로 악명 높은데 현대차 그룹이 협의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태도에 불만을 가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수년간 개발 프로젝트와 공급 업체에 대한 정보를 비밀에 부쳐왔던 애플이 전기차 관련 논의 소식이 알려지자 화가 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도 “현대차가 이번에 배웠듯 애플과 비즈니스를 한다는 건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업체도 애플카 협력 대상으로 거론된다. 테슬라와 GM, 포드, 혼다와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도 애플 전기차와 관련해 “애플이 적어도 6개사와 교섭 중”이라며 일본 마쓰다도 애플과의 논의 대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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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전기차를 만들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지금껏 애플은 투자 대비 마진이 높은 제품 개발에 집중해 온 반면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인 ‘고투자 저마진’ 시장이기 때문이다.
컨설턴트 회사인 네비건트의 자동차 전문 분석가인 샘 아부엘사미드는 CNBC에 “애플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돈과 잠재적인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과제”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과 액세서리 등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은 투자비용은 높지만 마진이 약한 편이다.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가 일반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닌 배달 및 차량공유 서비스 등 특정 시장을 겨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디자이너와 소규모 엔지니어를 두고 드라이빙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개발 작업은 아주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향후 5년 안에 전기차 제품이 출시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로서는 잠재적 자동차 산업의 파트너를 결정할 시간에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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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가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테슬라가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한 상황, 후발주자인 애플에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란 진단이다.
1년에 광고비로 40억달러씩 쓰는 포드와 달리 마케팅에 한 푼도 지출하지 않으면서 수천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전기차 자체가 경쟁력이란 설명이다. 바이스는 “테슬라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지만 훌륭한 인테리어 디자인과 완전히 통합된 기술, 그리고 어떤 전기차보다도 편리한 충전 인프라를 갖춘 자동차라는 사실에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애플, 정체된 자동차시장 메기 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고인물인 자동차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는 메기 같은 존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애플이 전화와 시계, 음악과 스트리밍 등 매번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때마다 기존 기업들로 하여금 소비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도록 유도해온 것처럼 자동차 시장에도 소비자를 중심에 둔 새로운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CNBC는 전망했다.
미국 리서치업체 가트너의 마이클 램지 부사장은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함으로써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소비자 경험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