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의 헹가래·큰절 받고 떠난 성인희 전 삼성정밀화학 사장

노조와 창조적 파트너십 구축에 힘써
회사 경영상황 노사 간 투명하게 공유..직원 소통에 주력
  • 등록 2016-03-01 오후 3:28:42

    수정 2016-03-01 오후 3:28:42

지난 달 29일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삼성정밀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이 성인희 전 삼성정밀화학 사장에게 감사의 헹가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성인희 사장님! 삼성정밀화학의 창조적 파트너십 실천에 감사드립니다”

삼성정밀화학(004000)이 롯데정밀화학으로 이름을 바꾼 날인 지난달 29일 회사 정기주주총회 현장에 울린 목소리다. 이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전 사장의 떠나는 길을 회사 노조원들은 축복했다. 감사패를 전달하고, 성 전 사장의 목에는 화환을 걸어줬다. 노조원들은 헹가래를 치고 성 전 사장에게 큰절까지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성 전 사장의 창조적 파트너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가 2011년 7월 삼성정밀화학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회사 측의 노조 와해를 겨냥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성 전 사장은 인사팀장,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을 역임한 인사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취임 직후 현장 노조부터 찾았다. 되레 노사 관계 개선에 나서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노조와 소통을 위해 성 전 사장이 내세운 키워드가 바로 창조적 파트너십이다.

성 전 사장은 회사 경영과 관련된 사항을 노조와 공유했다. 회사 임원들만 참석해오던 경영전략회의에 노조 관계자들을 참석시켰다. 해외 인력채용 행사, 해외 거래처 방문 때도 노조원들과 동행했다. 지난해 매각이 결정된 이후에는 ‘노사 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롯데그룹 편입을 준비했다.

이런 성 전 사장의 소통형 리더십으로 인해 노사는 화합했다. 삼성에서 롯데로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크게 반발하지 않고 경영진의 뜻에 공감했다. 지난해 회사는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당기순이익도 883억원을 달성했다.

성 전 사장은 주총이 끝난 이후 노조원들이 마련한 퇴임식에서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 하나가 됐다. 고난 속에서 강해졌다”며 “삼성의 DNA와 롯데의 DNA를 합쳐 세계 초일류 화학사의 꿈을 반드시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노조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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