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벌어진 어깨, 부담스러운 배바지, 찢어진 데님과 레깅스, 그리고 요란한 컬러플 메이크업과 얼굴이 파묻히는 바람머리 등 80년대 룩은 트렌드로 재등장해도 한편으론 조롱거리가 되었었는데 하지만 이제 두 스타에 대한 회고와 함께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아이디어가 넘쳤던 80년대 팝문화도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80년대 초까지 이어졌던 미녀삼총사 외에도 다양한 해외 TV시리즈들이 방영되었는데, 미스터 T의 'A-팀'과 브루스 윌리스를 스타로 만들어 준 '블루문 특급', 컬러플한 남성복 패션을 보여준 '마이애미 바이스' 등 어드벤처, 탐정물들이 많았다.
청소년들을 위한 영화와 드라마도 봇물을 이뤘는데, 강수연, 조용원, 하희라 등 국내 하이틴 배우들도 물론 주목을 받았지만, 해외스타들의 사진으로 코팅한 책받침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브룩 쉴즈, 소피 마르소, 피비 케이츠 등이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거나 기획, 각본에 참여하며 자신의 상상력을 불어넣은 작품만 해도 '그렘린', '폴터 가이스트', '백 투 더 퓨쳐', '8번가의 기적', '환상특급' 등이 있고, 이외에도 기발한 스토리의 SF영화들이 넘쳐났다.
외계인도 배불뚝이 ET와는 다른 다양한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했다. '새엄마는 외계인'에선 킴 베이싱어가 외계 생명체로 나타났고, '코쿤'의 외계인은 8등신 미녀 가죽을 벗어보였으며, '에이리언 2'의 외계인은 시고니 위버를 위협하는 무서운 모습으로 그려졌다. 쥐를 잡아먹던 TV시리즈 'V'의 외계인도 좀 유치하긴 해도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
모타운 출신의 전설적인 가수들이 자리한 이날, 잭슨이 무대에서 보여준 문워크는 세계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쇼킹한 퍼포먼스였고 이후 마이클 잭슨은 팝스타를 꿈꾸는 많은 국내외 가수들에게 댄스 교본이 되었다.
그 어떤 시대 못지않게 독창적이고 제멋대로였던 80년대. 다듬어지지 않은 개성 때문에 촌스럽다는 평가도 따라다녔지만, 80년대 팝문화는 가끔씩 꺼내보고 싶은 보물 상자처럼 남을 것이다.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m) 대표 및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