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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이나 ‘어벤져스’ 등을 본 관객이라면 익숙한 장면들이 있다. 아이언맨이 AI 비서에 내린 명령에 수많은 아이언 수트가 날아와 그를 구하거나, AI인 악당을 네트워크에서 몰아내자 세뇌됐던 로봇 군단이 다시 정신을 차리는 모습 말이다.
이는 모두 ‘로봇 플랫폼’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바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와 같은 이동통신사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로봇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로봇은 기기 자체적으로 인지·판단하고 제어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즉, 두뇌를 기기에 탑재하고 있어야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초고속 통신과 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술이 발달하며 로봇의 두뇌(GPU)를 몸체가 아닌 클라우드에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변화가 로봇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바꾸고 있고, ICT 기업들은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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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두뇌를 클라우드에 두자, 이동통신사와 빅테크 등 ICT 기업들도 고유의 경쟁력을 내세워 로봇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로봇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자 자율주행과 무인조작도 가능해지며 로봇의 업무도 단순·반복한 수준에서 더 섬세하고 복합적인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로봇 산업은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단순 업무를 하던 제조 로봇을 넘어 방역부터 돌봄, 배달까지 수행하는 서비스 로봇으로 발달이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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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기업들이 로봇 플랫폼과 솔루션을 구축하며 로봇을 고도화하고 나서자 서비스 로봇의 도입 비용이 낮아지고, 로봇의 대중화도 빨라질 전망이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면 5G 통신 기술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어 센서와 같은 최소 장비만 로봇에 탑재, 로봇 기기는 가볍고 저렴하게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서다. 실제로 네이버랩스는 고비용의 GPU나 라이다(LiDAR)등 무겁고 비싼 프로세싱, 센서 장비를 제외하고 5G로 연결한 클라우드를 통해 대부분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로봇의 가격이 저렴해지면 로봇 공급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이미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하고 인력 부족이 심화하며 서비스 로봇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앞으로 로봇 시장 수요를 서비스 로봇이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시장조사기관인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2220억원에서 올해 2700억원, 2024년 3270억원으로 증가하고 2025년에는 395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로봇 지원 인프라와 로봇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로봇 기대 성능이 개선되고 수요 역시 증가세를 보이며 대기업과 빅테크의 로봇 개발 참여가 확대하고 있다”며 “5G, AI, IoT 등을 기반으로 ‘로보틱스 4.0’이 도래하고 로봇산업 환경이 수평 분업화 구조로 변화면서 서비스형 로봇(RaaS) 비즈니스가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