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10일 최근 ‘교토삼굴(狡兎三窟)’(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놓는다)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때 정부, 여야를 막론하고 좀 영민하고 슬기롭게 대안을 마련해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말이었다”라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문희상 상임고문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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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의장은 이날 오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말이 아니냐’라고 하는 것에 대해 “글자 그대로 그냥 그 뜻인데 이게 서로 아전인수식으로 재미있게들 해석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전 의장은 지난 1일 신년인사회 모두발언에서 “토끼는 영민한 동물이고, 늘 준비하고 특히 굴을 세 개 판다고 해서 교토삼굴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올해는 아무쪼록 우리도 영민한 토끼 닮아서 플랜2, 플랜3해서 대안 마련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 출석을 앞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어떻게 해석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문 전 의장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았을까. 바로 옆에 있었다”며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이재명 파이팅’ 이렇게 해 줬다. 다른 생각할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화이부동’이라는 말을 설명했고 ‘생각이 달라도 뜻은 하나로 화합해야 된다. 중요한 때다’라고 말했다”며 “그렇게 오해할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문 전 의장은 이날 이 대표를 검찰 조사 자리에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親이재명)계 의원들이 동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문 전 의장은 “힘을 합쳐서 토끼도 세 굴을 파듯이 뭔가 보여줘야 할 때는 타이밍 맞게 해결해야 되는데 주구장창 그냥 바깥으로 전부 다 모여서 그런 식으로 하는 식의 법이 완전히 이게 옛날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것을 자꾸 강요하면, 너무 지나치면 또 그것으로 인한 과유불급으로 생각하게 된다”며 “그래서 그것만 장땡이 아니고 타이밍을 잘 맞추라 그런 이야기다. 전략적인 사고를 하라 그런 이야기”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다만 여당에서 ‘범죄와의 동행이다’라고 공세를 펼치는 것에 대해선 “너무 일방적”이라며 “자기네(국민의힘)가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을 것이다. 그것도 정치 선전의 일종이고 오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