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풍 생중계, 작년 ‘힌남노’ 짜깁기…해운대구청 “법적 대응 검토”

  • 등록 2023-08-11 오후 12:56:47

    수정 2023-08-11 오후 12:56:47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태풍 ‘카눈’이 지난 10일 한반도에 상륙했다 지나간 가운데 지난해 부산을 강타한 ‘힌남노’ 당시 영상을 ‘카눈’ 당시 부산 상황인 것처럼 짜깁기한 유튜버에 해운대구청과 상인들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반도를 찾은 태풍 ‘카눈’이 부산에 상륙한 당시 부산 상황인 것처럼 꾸민 유튜버의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11일 해운대구청 등에 따르면 구독자 19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에 대해 업무방해 및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법적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전날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로 부산 마린시티의 태풍 현장을 방송했다.

A씨가 보여준 영상 속에서는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A씨를 그대로 덮쳤고 파도에 젖은 A씨는 “나 허리 다쳤다”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 라이브 방송 등으로 A씨는 후원금 및 수익금 등을 받아 챙겼고, 70만원이 넘는 후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 라이브 방송은 지난해 부산을 덮쳤던 태풍 ‘힌남노’ 당시 모습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보니 영상 속에서 지난해 태풍 피해를 당한 가게 상호로 그대로 노출돼 매출에 여파가 있자 관할 해운대구에는 이에 대한 민원이 수십건 접수됐다.

이에 해운대구청 측은 “거짓 방송으로 재난 대응 업무에 큰 차질이 생겼다. 실제 상인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또 SNS 등지에서도 마치 부산의 태풍 피해 상황인 양 연출돼 조작된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온라인에서 ‘마린시티 문어’로 알려진 사진. (사진=SNS 캡처)
‘부산 마린시티 문어’로 알려진 해당 사진은 과거 태풍으로 거센 바람이 불자 문어로 보이는 생물이 날아와 마린시티 고층 건물 37층 유리창에 거꾸로 붙었다는 사진으로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나 태풍 때마다 반복되는 유명한 ‘가짜 사진’ 중 하나다.

이러한 가짜 사진에 상인들은 근처 상인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한다는 상인 B씨는 언론을 통해 “가게 상호까지 노출된 가짜 사진을 본 손님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등 영업상 손실을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도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뉴스로 인해 휴가철 영업을 망칠까 봐 우려스럽다”며 생업과 직결된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카눈’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 2시 기준 270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간판 이탈 및 나무 쓰러짐 정도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약 16시간 걸쳐 한반도를 관통한 ‘카눈’은 11일 오전 평양 쪽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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