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2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 계양전기 재무팀 직원의 1심 재판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 회사자금 24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계양전기 재무팀 직원 김모 씨가 지난 2월 25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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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6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5)씨에게 징역 12년과 약 20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회사는 심각한 손실을 봤고 피해 대부분은 회복되지 않아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범행 규모와 수법, 피해 정도 등에 비춰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횡령 금액 일부를 반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향한 당부의 말도 곁들였다. 재판부는 “상당 기간 복역하며 장시간을 보낼 텐데, 다시 사회에 복귀했을 때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씨는 2016년부터 6년간 계양전기 재무팀 대리로 근무하면서 은행의 잔고 증명서에 맞춰 회계 자료, 재무제표 등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회사자금 24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횡령금 대부분을 해외 암호화폐거래소의 선물옵션 투자, 해외 도박사이트, 주식투자, 유흥비, 게임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횡령금 중 37억원만 회사에 자진 반납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김씨는 횡령 자금으로 습득한 5억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담긴 전자 지갑을 전처에게 맡기는 등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1일 김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김씨는 당시 최후진술을 통해 “오로지 제 헛된 욕심과 그릇된 판단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