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큰손이었던 中텐센트…"올해는 판매자로 변모”

880억달러 주식 포트폴리오 중 145억달러 지분 매각 목표
"中규제 강화 영향"…알리바바·텐센트 반독점 조사 100여건
싱가포르 씨 지분 처분 이어 지난달 메이퇀 지분 매각 예고
징둥닷컴 주식은 배당금으로 지급…"중요한 경영전략 변화"
  • 등록 2022-09-01 오전 10:54:31

    수정 2022-09-01 오전 10:54:3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의 대형 기술회사 텐센트가 투자 중심의 구매자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판매자로 변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규제당국의 압박으로 실적이 저조한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AFP)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텐센트는 올해 880억달러(약 118조 7000억원) 규모의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 중 약 1000억위안(145억달러·약 19조 6000억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각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국내외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온 것과는 대비된다.

중국 규제당국이 2020년부터 빅테크 단속을 강화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연관돼 있는 약 100건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중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실적이 저조한 자산을 매각하라는 압력이 두 회사에 가해졌다고 FT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텐센트는 교육 및 게임 생중계 등 비핵심 사업에서 어떤 지분을 축소할 수 있는지, 목표 가격은 얼마로 설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텐센트가 올해 1월 싱가포르 최대 인터넷 기업 씨(Sea)의 지분 2.6%를 처분한 것이나, 지난달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 메이퇀(Meituan) 보유 지분 17%를 매각하겠다고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회사 6곳의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편 비디오 공유 앱 콰이쇼우(Kuaishou)와 질문 답변 사이트 즈후(Zhihu)의 최대 투자자다.

소식통들은 “중요한 경영전략 변화의 일환”이라며 “시장 상황 및 내부 이익 목표에 따라 지분 축소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금이 급하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 매각이 주주 특별 배당, 자사주 매입, 직원 보너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분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텐센트는 올해부터 징둥닷컴 주식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신용평가업체 피치 레티팅스의 켈빈 호와 지아 웬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경영전략 전환에도 기업 소프트웨어, 비디오 서비스, 게임 산업 등 전략적 성장 분야 및 해외에 대한 투자는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전보다는 더 선별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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