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업재편 가속…휴대폰 이어 태양광 패널 사업 접는다(종합)

중국산 저가공세, 원자재 비용 상승에 적자
선택과 집중해 신산업 중심 포트폴리오 조정
인력 9000명, LG전자·계열사로 재배치 예정
  • 등록 2022-02-23 오전 10:54:41

    수정 2022-02-23 오전 10:54:41

[이데일리 김상윤 최영지 기자]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 이어 태양광 패널 사업도 접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해 ‘뉴 LG’ 전환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실리주의와 혁신주의에 기반을 둔 사업재편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중국산 저가공세·원자재값 상승..“앞이 안 보여”

LG전자는 22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 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애프터서비스(A/S)등 필요 물량을 감안해 오는 2분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한다.

LG전자는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 왔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시작한 태양광 사업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사업성이 지속 악화됐다.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은 상승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과 사업환경이 갈수록 불리하게 돌아갔다.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 왔다. 2019년 1조1000억원 대의 매출은 2020년 8000억원 대로 하락했고,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추세다.

구조적으로 태양광 패널 사업이 악화된 상황에서 LG전자는 과감하게 사업 종료 방식을 택했다. 2년 전에 매각설이 돌긴 했지만, 태양광 패널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성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가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LG전자 전체 수익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과감히 사업을 종료하고 신산업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게 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고려하면 향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을 했다”면서 “휴대폰 사업 종료처럼 중장기적 가치를 위해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에 대해서는 재배치할 예정이다. 재배치는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먼저 고려하되 다른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다.

태양광 접고, 로봇, IT 등에 집중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미래 신산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IT(모니터, 노트북 등) △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면서 사업본부 및 전사 차원의 신사업을 검토, 육성할 계획이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인 LG BECON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은 지속한다.

한편,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생활가전,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사업 체계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면서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며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는 등 전장(자동차 전기장비)사업 분야로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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