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손모양’ 젠더 갈등 논란에 유통업계 ‘몸살’

유통업계, 남성 혐오 관련된 게시물 발견될까 조마조마
GS25, 브레이브걸스 백보드 사진 논란 되기전에 폐기 지시
무신사, 한국맥도날드, 치킨 프랜차이 등도 젠더 이슈로 곤혹
“손모양 들어간 이미지 가급적 안쓰도록 모니터링 강화”
  • 등록 2021-05-07 오전 11:01:52

    수정 2021-05-07 오전 11:28:2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GS25에서 시작된 남혐 논란이 맥도날드·무신사·치킨 프랜차이즈 등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숨은 메갈(리아) 찾기’가 확산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논란이 될만한 이미지와 문구 사용에 대해 주의를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GS25 프리미엄 빵 브랜드 브레디크 홍보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좌측 셋째)‘메보좌’(민영)의 손가락 모양이 논란이 됐다.(사진=GS25)
7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최근 자사 프리미엄 빵 ‘브레디크’ 모델인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백보드(배경판)를 변경했다. 기존에 촬영됐던 브레이브걸스 사진 동작 중에서 손가락으로 빵을 드는 동작이 논란의 소지가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본사 측은 “입고된 브레이브걸스 백보드가 젠더 이슈 논란의 소지가 있어 폐기 요청 드린다”며 “빠른 시일내에 재입고 하겠다”고 밝혔다.

GS25는 캠핑 포스터를 시작으로 과거 국방부와 협업해 올린 포스터 등 다수 사진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포스터들은 극단주의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여초 카페 ‘메갈리아’의 로고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GS25는 지난 4일 조윤성 GS25 사장이 점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는 입장을 보내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직원을 상대로 철저하게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신속한 사태 수습과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사진=무신사)
무신사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무신사도 지난달 공개했던 현대카드와 물물교환 프로젝트 포스터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카드를 잡고 있는 손모양이 메갈리아의 손모양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무신사는 “여러개 레퍼런스 이미지를 기반으로 제작됐고, 어떤 의도가 없었다”며 “차별과 혐오가 내포돼 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신사 게시판과 SNS 등을 중심으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에서 공식 사과를 해달라는 것이다.

최근 게시판에는 무신사가 오리온과 협업해서 만든 ‘초코송이도 무신사랑해’의 패키지에 대한 의심도 제기됐다. 하양송이의 캐릭터가 모자를 잡고 있는 손모양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한국맥도날드는 방송인 ‘재재’를 광고모델로 쓰면서 페미니즘 논란을 겪고있다.

유튜브 채널에 재재를 광고모델로 하는 영상을 올리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페미와의 전쟁을 시작합시다. 맥도날드 불매운동합시다. 우리도 뭉칩시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젠더 이슈가 부각되면서 재재를 모델로 쓴 맥도날드에 대한 반감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사진=치킨 프랜차이즈 A사)
치킨 프랜차이즈 A사도 남성 혐오 표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이드 메뉴 ‘소떡’ 이미지는 손으로 구워진 소세지를 집고 있는 모습을 강조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GS25의 포스터와 유사하게 메갈리아의 손 모양과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A사는 자체적으로 해당 포스터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A사는 “논란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현재 유관부서를 통해 경위 등을 확인 중이며 과거 모든 제작물에 대해 철저한 전수조사 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 삭제 조치할 것이며 문제가 발견된다면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급적 손모양이 들어간 이미지를 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혹시 과거에 사용했던 홍보물에도 논란이 될만한 것이 있을지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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