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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시간 11월 30일 오후 3시 30분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센터 내 양자회담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을 가졌다. 회담 시기와 형식을 놓고 잡음이 계속된 것은 물론 격식을 차리지 않는 약식회담을 가리키는 이른바 ‘풀 어사이드’라는 미국 측의 설명으로 홀대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회담 성과는 풍성했다. 한미 정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文대통령 ‘김정은 답방’·트럼프 ‘제재 유지’…한미 정상, 주고받기 ‘윈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절묘한 주고받기를 선택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한미정상회담 종료 이후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결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디테일의 악마’에 빠진 북미 후속협상…김정은 답방 여부가 중대 분수령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0일 평양방문 및 백두산 천지 방문을 마치고 귀환한 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찾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라는 메가톤급 소식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의지에도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에는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우리나라 보수층의 반대여론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한에 따른 경호문제의 어려움 △북미간 비핵화 후속협상 난항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 이후로 연기되면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은 사실상 무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불씨를 살린 건 한미정상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 추가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을 표시했다. 사실상 한미정상이 김 위원장을 향해 공동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대비를 하고 있다. 북한이 어떻게 결정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온전히 북측의 결정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은 이제 북한으로 넘어간 셈이다. 김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는 최대 분수령을 맞을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 고심 끝에 서울답방을 결단하면 제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른바 ‘디테일의 악마’에 빠져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미간 비핵화 후속협상에도 상당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서울답방에 ‘빈손’으로 내려올 가능성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 정상이 대북제재 완화의 전제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여전히 강조한 만큼 김 위원장은 가시적인 비핵화 추가 조치를 통해 북미대화의 불씨를 되돌리면서 세계무대에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도 과시할 수 있다. 남은 건 김 위원장의 선택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