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식료품·車 조업 재개..전력난에 야간 작업도

닛산 등 남은 재고로 생산 개시
반도체 공장, 전력부족에 엄두 못내
  • 등록 2011-03-23 오전 11:22:27

    수정 2011-03-23 오전 11:22:27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대지진 여파로 가동을 중단했던 일본 공장들이 일부 생산설비를 복구하는 등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료품 공장이 복구되면서 생활 필수품 수급난은 점차 해소되고 있으나 정전과 운송망 마비로 주요 자동차와 반도체 기업 공급망 차질은 여전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전력이 부족하자 일부 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받기 위해 야간에만 공장을 돌리는 곳도 나오고 있다.

◇ 닛산 등 생산재개..공급망 차질로 재가동 못하는 곳도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지진 여파로 핵심 부품 조달이 안 돼 조업을 중단한 규슈 지역 일부 공장들이 생산을 재개하고 있다.    일본 주요 공업지대인 규슈는 대지진이 발생한 동북부와 거리가 먼 남쪽에 위치해 지진의 직접적 피해는 없지만 부품 조달 차질로 닛산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 공장은 폐쇄됐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21일부터 계열사 닛산샤타이 규슈 공장 생산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닛산은 부품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재고가 남은 부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자동차 제조사 다이하쓰도 22일부터 규슈 제 1공장을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이 곳에는 트럭 등에 사용되는 부품이 어느 정도 확보돼 하루에 약 250대 정도 트럭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평소 생산량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공급망 차질로 언제 공장을 재가동할 지 기약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 도요타 규슈 공장은 일부 부품 조달이 끊겨 지난 12일부터 문을 닫은 상태. 회사측은 오는 27일부터 재개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부품이 공급될 수 있을 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혼다 규슈 구마모토 공장도 같은 이유로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공장 폐쇄를 27일까지 연장했고, 캐논의 규슈 나가사키 공장도 22일에서 24일로 지연시켰다.   ◇ 식료품 업계도 조업재개   식료품 업체들은 발빠른 생산 재개에 나서면서 생활 필수품 수급이 그나마 숨통을 트고 있다. 제빵 관련 기업인 시키시마 제빵은 도쿄 외곽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공장 수리를 마치고 지난 19일부터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고도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돼 현재 중단 상태인 혼슈 남동부의 지바현 공장도 일주일 이내 가동할 예정이다.

식료품 업체 미쯔칸그룹은 조업을 중지한 4개 공장 중 도치기현 등 2곳에서 지난 17일부터 생산을 개시했고, 카레 체인점으로 유명한 이찌반야도 도치기현 공장의 카레 소스 생산을 재개한 상태다.

◇ 전력난에 야간조업..반도체업계는 엄두 못내   전력 공급 부족 탓에 도쿄 지역의 공장들은 낮시간대 제한 공급을 피해 야간에 조업을 하는 곳도 늘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 제품 생산을 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밤에 공장을 돌리는 것이다.   후지쯔는 도치기현 휴대폰 공장을 지난 16일부터 야간에만 운영하고 있다. 후지쯔의 경우 낮 시간대 공장을 돌릴 경우 3시간만 정전이 되도 공장을 멈추고 생산라인을 다시 가동하는데만 6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도 도치기현 전자제품 생산 공장을 밤에만 운영하기 시작했고, 반도체장비 제조사 울박 또한 3개 공장을 밤에만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 부족에 공장 재가동을 엄두도 못내는 기업도 많다. 일본 2위 광산 업체인 미쓰이 마이닝은 사이타마 공장의 정전으로 스마트폰 전기회로에 사용되는 구리막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생산 과정에서 전력공급이 불안정할 경우 품질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장비 업체 후루카와 전기도 마찬가지 이유로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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