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인터넷업체가 무슨 지주회사냐`는 고정관념을 깨고 성공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한 네오위즈는 이번 영업권 양수도로 또 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때 전 세계 웹사이트 7위까지 올랐던 벅스는 이번 M&A로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박형준 글로웍스(034600) 상임고문과 한승우 대표, 한석우 아인스디지탈 대표와 임태성 부사장, 김태용 네오위즈 M&A팀장 등 이번 M&A를 주도한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번 M&A의 의의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은 "이번 M&A가 양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준 고문은 "회사의 사실상 전부인 벅스를 팔았다며 비난하는 여론이 많은데, 솔직히 우리는 벅스를 최고의 사이트로 만들어낼 재주가 없다"며 "우리는 가장 적임자에게 벅스를 넘겼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M&A로 벅스가 순자산 680억원의 우량 자회사로 변모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글로웍스가 벅스의 음악사업권을 인수한 네오위즈 자회사인 아인스디지탈의 지분 22.2%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음악사업에서 발을 뗐다고 지적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한석우 아인스디지탈 대표는 "이번 M&A로 SK텔레콤의 서울음반이나 멜론, KTF의 블루코드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며 "앞으로 아인스디지탈이 고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아인스디지탈 "2009년 상장 목표"
네오위즈는 지난달 28일 자회사 아인스디지탈이 500억원을 투자해 벅스의 음악사업권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아인스디지탈은 자금 마련을 위해 네오위즈와 글로웍스를 배정대상으로 각각 300억원, 20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다. 즉 글로웍스는 사실상 벅스의 전부를 내주고 아인스디지탈의 지분 22.2%를 취득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벅스를 가져간 아인스디지탈은 어떤 회사일까.
아인스디지탈은 `쥬크온`을 서비스하는 업체로 사업 구조는 코스닥상장사 블루코드와 유사하다. 이동통신사에 음원을 제공하는 등 B2B 음원사업에 주력하고 있고 지난해 103억원 매출에 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7억원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55억원 이상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그는 이어 "벅스는 앞으로 게임과 음악이 결합한 음악포털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예당온라인의 게임인 오디션 매출의 70%가 벅스 사이트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음악과 게임의 결합 성장성은 상당히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인스디지탈은 2009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내년 300억원 매출에 55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벅스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는 `신뢰`만 얻으면 어렵지 않은 목표라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벅스 이용자들에게 더 놀라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벅스가 어떻게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가는 지 지켜볼 수 있게 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태성 부사장도 "온라인 음악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아인스디지탈이 벅스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러브스쿨·네띠앙 전철 밟을 수 없었다"
한승우 글로웍스 대표와 박형준 고문은 벅스를 팔았다고 자신들이 비난받고 있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주식시장이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줄도 몰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벅스를 네띠앙과 아이러브스쿨로 만들 수는 없었다"며 "창업자인 박성훈 전 대표도 사임하면서 마지막으로 `벅스를 잘 키워달라`고 당부했고, 우리로서도 이것이 최선책이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웍스는 이제 네오위즈와 공동으로 벅스를 관리할 계획이다. 일단 아인스디지탈 지분 22.2%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음원업에서 아예 손을 뗐다고 볼 수도 없다.
한 대표는 "아인스디지탈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관투자자와 접촉하고 있다"며 "어렵지 않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글로웍스는 이후 진학컨설팅업, 유학 비즈니스업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680억원의 자산을 갖춘 우량회사로 변신한 벅스 주식을 유상감자하거나, 합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할 계획이다.
박 고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힐 상황은 아니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나올 것"이라며 "내년에는 글로벌 교육기업으로 변모한 글로웍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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