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불감증시대]'미려는 괴로워',조작설 잇단 의혹에 모르쇠

  • 등록 2007-07-10 오후 1:16:28

    수정 2007-07-10 오후 9:09:38

▲  Mnet '미려는 괴로워'



[이데일리 김은구기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녀의 꿈을 향한 도전기 : 미려는 괴로워’(이하 ‘미려는 괴로워’, 연출 최재윤)와 이를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Mnet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방송의 신뢰도다.

‘미려는 괴로워’는 방송을 위해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음악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 방송사고를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10일 현재까지 납득이 갈만한 이렇다할 해명을 회피한 채 3주째 방송을 강행하고 있다.

'미려는 괴로워'의 문제는 방송이 지닌 신뢰도를 흔든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생방송 중 방송사고는 출연자와 프로그램뿐 아니라 해당 방송사의 이미지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다. 그런데 이를 일부러 일으켰다면 시청자를 우롱한 것으로 방송의 도덕성,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의혹을 받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큰데, PP(프로그램 공급사)인 Mnet은 명쾌한 해명 없이 ‘의도적인 연출은 아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려는 괴로워'의 의혹은 연출자인 최재윤 PD의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논란의 불씨를 제공한 당사자인 최재윤 PD는 이후 이번 파문을 해명하기 위해 나서기를 꺼리는 모습이다.

◇ 여론 시끄러워도 시청률 높으면 면죄부(?)...방송의 신뢰 흔들 

최재윤 PD는 연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 3주가 넘도록 직접 취재는 물론이고 전화통화 등 취재진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Mnet 홍보팀은 다음날 ‘미려는 괴로워’의 주인공인 개그우먼 김미려와 최재윤 PD가 공식 인터뷰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마련되지 않았다. Mnet 홍보팀은 김미려가 가수로 변신하는 과정인만큼 공식석상에 나올 상황이 안되며, 김미려가 없는 자리는 의미가 없어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Mnet 홍보팀은 보도자료를 통해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최재윤 PD의 입장만 밝힌 뒤 ‘미려는 괴로워’의 방송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6월27일 픽션 드라마 형태로 제작된 ‘미려는 괴로워’ 1, 2회가 방송된 뒤에도 최재윤 PD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Mnet 홍보팀은 다시 ‘‘미려는 괴로워’의 장르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방송되는 3회 이후 최재윤 PD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지만, 11일 4회 방송을 앞둔 지금까지 어떤 해명도 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이 프로그램의 내용도 김미려의 가수 변신 과정을 담는다는 취지와 달리 노래 훈련이나 음악적 고민보다 몸매 변화와 얼굴 성형에 초점을 맞추어 비판을 받고 있다.

방송에 대한 신뢰는 뉴스나 교양 프로그램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코미디 역시 시청자에게 기본적으로 지켜야한 윤리적 원칙이 있다. 이는 지상파TV나, 케이블TV나 마찬가지다.

'미려는 괴로워'의 논란은 바로 언제부터인가 시청률이나 재미를 위해 헌 신처럼 버려지는 방송의 기본 윤리에 대한 문제 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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