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윤진섭기자] 한나라당이 20일 독자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한나라당이 발표한 대책은 ▲분양제도 개선 ▲주택공급 ▲서민주거안정 ▲투기수요 억제 ▲토지 투기 방지 등 총 5개 항목에 걸쳐 대책 내용을 담고 있다.
`세금은 더 물리고, 공급을 더 늘리는`쪽으로 큰 틀의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정부와 여당이 검토하고 있는 총론과는 큰 차이점이 없다.
그러나 종부세 개인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 수도권 신도시 추가 건설 등 각론에 있어선 정부, 여당과 상당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실제 정책으로 실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여·야 분양권 전매금지 `공감`..분양가원가공개 `민간부문`시각차
20일 한나라당이 발표한 내용은 ▲거래투명성 ▲개발이익환수 ▲공공역할 확대 등 3가지 원칙에 따른 세부적인 방안들이다. 우선 분양제도 개선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 한해 적용되고 있는 분양권 전매금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소유권 보존 등기 시점까지 전매금지토록 한 대목이다.
정부는 10. 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 등기 시점까지 전매 금지토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창원, 양산 등 6개 도시에 대해 분양권 전매금지 기간을 등기 때까지에서 분양 계약 후 1년까지로 완화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방 분양 시장이 과열되면서 정부는 ▲지난 1999년 3월 이전처럼 분양권 전매 금지를 투기과열지구 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한 방안 ▲10.29 대책 수준으로 전매금지를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 모두 이 부분에서 일정부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8월 부동산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의 분양제도 개선 방안 중 하나인 분양원가 공시는 공공건설 주택 원가는 상세 공시를 요구한 반면 민간 부문이 건설하는 주택의 공공택지개발에 참여한 경우에 한해 택지관련 원가만 공시토록 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소형 아파트에 대해 원가 연동제를 적용하고, 택지비를 비롯해 공사비, 설계 감리비, 부대비 및 가산비용 등 4개 주요 건축비 항목을 공개키로 한 것과 차이가 있다.
즉 야당이 공공부분에 한정해 원가공개에 무게 중심을 둔 반면 여당과 정부는 규모를 기준으로 공개를 하자는 점에서 시각차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여론이 전면적인 분양가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민간 건설 부문만 건축비를 제외하는 게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내년부터 공공부문에 대해 후분양제를 실시, 2010년까지 이를 정착시키고 후분양제를 채택한 민간건설업체에 대해서는 공공택지 우선 공급 등 인센티브를 주자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부터 국민임대주택에 대해 전면적인 후분양제 실시를 밝혔고, 2007년부터 공공주택은 80% 시공 후 분양키로 함에 따라 큰 차이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나라당 `제3기신도시 발표` 촉구..정부·여권 `난색`
주택 공급 차원에서 제기한 부문에 있어 정부안과 다른 부분은 수도권 지역 내 신도시 건설을 촉구한 대목이다.
한나라당 부동산대책특위는 "정부는 향후 10년간 수도권에 건설할 200만가구 주택건설의 구체적인 입지와 게획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제3기 신도시 계획을 확정,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일반적으로 신도시 건설을 통해 꾸준하게 공급을 늘리는 것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지금은 단기적으로 그런 계획이 맞지 않는다"고 밝힌 상태여서,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넘을 산이 많다.
또 섣불리 개발지역을 거론할 경우 해당 수혜지역 토지 시장이 또다시 들썩거릴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여당에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송파 미니신도시 조성도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에는 오르지 못했다.
다만 한나라당이 주장한 ▲도심 뉴타운 개발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 지원 ▲주택공영개발 판교부터 시행한 후 과감히 확대 등은 정부와 여당이 거론한 대책 내용에 포함돼 있어, 채택되기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보유세 세대별 합산, 1주택자 특례`..여당과 차이점 커
한나라당이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와 가장 큰 시각차를 보이는 대목은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이다. 정부·여당과 한나라당 모두 이 두 부문에 대해 강화하자는 데는 같지만 각론상으로는 큰 상태여서 추후 입법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놓고 여당은 주택의 과세기준을 현행 9억원 이상에서 6억원 이상으로 낮추고 보유세 인상 상한선도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세대별로 주택과 토지를 전부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합산과세하는 방안으로 맞서고 있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과세정책을 놓고도 여야간 이견이 크다. 우리당은 1주택자라도 비싼 집을 가졌다면 예외를 인정하지 말아야한다는 의견이 주류인 반면, 한나라당은 1주택자는 특례를 인정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부동산 대책 중 주목할 대목은 합헌적 토지공개념에 찬성키로 했다는 점이다.
결국 지난 89년 전격 도입됐다가 위헌 또는 헌법 불합치 판결로 폐지된 택지초과소유부담금제와 토지초과이득세 도입에 대해선 반대하지만,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부과가 중단된 개발부담금제에 대해선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8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중 토지 부분은 개발부담금제를 골자로 전반적인 윤곽이 그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밖에 시장 투명성 확보차원에서 거론한 실거래가 신고 의무제 및 실거래가 등기부등본기재 등은 야당과 여당이 모두 한 목소리를 주장하고 있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