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한· 미 증시 차별화 가능성 높아"

  • 등록 2002-01-30 오후 2:23:02

    수정 2002-01-30 오후 2:23:02

[edaily] 서울증시는 올들어 뉴욕증시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마치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늘(30일) 새벽 미국시장의 급락여파가 국내시장을 강타하면서 뉴욕증시에 대한 동조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시황분석가들은 오늘의 지수급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국내시장이 독립적인 움직임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서울증시의 경우 상대적인 저평가와 수급개선 그리고 한 발 앞선 경기회복신호 등이 맞물려 미국시장의 영향에서 조금씩 이탈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98년 이래 전세계 주요 증권시장은 "IT산업 경기"를 연결고리로 같은 방향성을 보였지만 이제부터는 개별 국가의 펀더멘탈을 기준으로 상이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은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주가수준이 너무 높은 상태"라며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경기회복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 미국증시가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Discount)" 인식이 깔리면서 경기개선에 대해 주가가 탄력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오늘 국내증시의 급락세는 뉴욕증시가 안정화 과정에서 추세이탈 징후를 보였고 이런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단기 급등부담과 외국인의 순매도 지속이 맞물리며 지수를 끌어내린 것일 뿐 미국시장과의 차별화 가능성의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안동원 키움닷컴증권 이사도 현재 미국시장과의 유일한 연결고리는 외국계자본인데 최근 미국경기가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에서 빠져나온 자본이 오히려 한국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 이사는 또 "한국경기는 한발 앞서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 경기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 올해 말이나 내년초쯤 회복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양 시장이 다른 방향성을 가질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처한 경제상황이 다르고 국가나 기업들의 펀더멘탈도 상이하기 때문에 미 증시의 영향력이 과거와 같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시장이 폭락이나 폭등으로 급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오늘 한국시장의 급락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게 안 이사의는 설명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차장은 "서울증시의 1월랠리는 경기가 반영된 유동성 장세의 성격이 짙다"며 "특히 수급의 개선측면에서 미국시장과 기본적인 궤를 달리한다"고 말했다. 국내시장이 경기개선과 수급호재가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이전의 미국시장 동조화는 더 이상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시장은 채권에서의 주식으로의 자금유입, 예탁금 11조원대 등 중장기적으로 수급여건이 호전되고 있어 향후 미국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경향이 짙어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한-미간 증시의 차별화 가능성을 속단하기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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