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칼부림 예고글' 올린 30대 男, 1심서 징역 10월 선고

法 "누범기간에도 자숙 않고 범행...죄질 무거워"
  • 등록 2024-08-23 오전 11:44:45

    수정 2024-08-23 오전 11:44:45

[이데일리 박동현 기자] 서울역에서 칼부림을 벌이겠다는 ‘살인예고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30대 남성 배모(33)씨가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경찰이 지난 5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2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박석근 부장판사는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배모(33)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배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림역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서울역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협박 메시지를 작성했다”며 “경찰, 공무원,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업무 집행을 방해하고 게시글을 본 피해자를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누범기간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 저지르는 등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조현병과 양극성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서 범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점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배씨는 지난 5월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서울역에서 24일 흉기난동을 하겠다. 남녀 50명 아무나 죽이겠다”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경찰공무원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등 50여 명이 지난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비상근무를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지난 6월 14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7월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누범기간에 살인 예고글을 게재해 불안감을 야기하고 경찰 인력 낭비를 유도했다”며 재판부에 징역 3년을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배씨 측 변호인은 앞서 “피고인은 조현병, 충동조절장애, 분노조절장애 등을 앓는 중증 정신질환자이자 지적장애 3급”이라며 “중학교를 중퇴한 이후 2014년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데다 기초생활수급자라 매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배씨는 당시 최후 변론에서 “잘못한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앞으로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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