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사퇴했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령탑이 중도 교체되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다음 달 말 한·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잇따른 보고 누락이 김 실장의 전격 교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 여성 4인조 K팝 그룹인 블랙핑크(사진=Y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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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에서 먼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의 뜻을 반영해 한국 걸 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가수 레이디가가의 합동 공연을 제안했는데 김 실장 등 안보실 라인이 관련 보고나 후속 조치 없이 보류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7차례나 답변 요청이 묵살됐고 3월 초 미국을 방문한 외교 당국자가 이런 사실을 파악해 윤 대통령이 알게 되며 격노했다고 한다.
이 밖에 김 실장과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갈등설, 김 실장을 주축으로 한 안보실과 대통령 비서실 간 갈등설, 한일 정상외교를 전후해 나온 잡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일본 방문 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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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신임 안보실장은 조태용 주미대사가 내정됐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14회로 합격해 외교부 북미국장,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