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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코메리카 뱅크의 빌 아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메모에서 “러시아 침공은 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인플레를 더 악화시킬 수 있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력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국지적 군사 갈등이 큰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판단과는 다소 결이 다른 것이다.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켄 피셔 회장도 “그간 지역 분쟁이 격화되면 주식은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세계 전쟁으로 번지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종국엔 상승하는 경향성을 나타내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이 인플레 측면에서 ‘평시’가 아니란 점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월가 예상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인 7.3%를 상회한 7.5%로 발표됐다. 7.5%는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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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가 격화할수록 에너지 가격은 뛰고, 금융시장에서 예측하는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강도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11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어 현지 미국인들은 늦어도 24~48시간 내 대피해 달라고 촉구하자, 원유 가격은 급등했다. 당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58% 오른 배럴당 93.10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기준으론 2014년 9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예측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정책금리 50bp(1bp=0.01%p) 인상 가능성은 전날 50%에서 93.8%로 급등했다. 한 번의 FOMC 회의 이후 25bp 금리를 올리는 게 일반적인 데 비해 50bp 인상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연준이 강한 긴축을 해야 한단 시장의 요구가 반영됐음을 의미한다.
빌 아담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관점에선 러시아 침공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를 자극시킬 우려가 경기 둔화보다 더 위협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2일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62분간의 전화 통화를 마쳤다. 미국 측은 “침공 시 러시아는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러시아 측은 “미국의 히스테리가 극에 달해 있다”며 서로 날을 세우는 등 돌파구는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