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가계의 은행생활자금 대출이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공무원의 성과상여금 지급과 기업에 대한 투자금의 일부 반환으로 여윳돈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12일 한국은행은 3월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생활자금 대출이 전달보다 1조5028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감소를 나타냈던 가계의 생활자금 대출 잔액은 144조3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은행의 총 가계대출은 452조3000억원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생활자금 대출은 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과 일부 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자금이 환불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예산기준과에 따르면 군인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의 성과상여금은 지난달에 총 1조1000억원 가량이 지급됐다. 또 일부 대기업의 BW발행에는 2500억원 청약금에 5조원이 넘게 몰려 나머지가 모두 반환됐다. 이러한 여윳돈이 생활자금 대출을 갚는데 쓰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은 더욱 증가했다. 3월 가계의 은행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1조889억원 늘어 총 306조9773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규모로 따지면 올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0% 이상이 줄었다. 한국은행은 "주택시장이 부진해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고 말했다.
은행의 3월 기업대출은 전달보다 3조1806억원이 늘었다. 법인세 납부를 위한 2조1288억원의 중소기업 대출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기업의 부채비율 관리로 증가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