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에서 소비자들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아들인다 해도, 그 과정에서 근거자료 왜곡 논란과 정보공개 불충분, 논점 비틀기 등의 시비는 여전해 개운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포르말린 사료 관련 보도가 나가자 매일유업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발빠르게 해명 자료를 냈고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 미국 FDA에서 포르말린 사료에 대해 안전성을 검증했다는 자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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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매일유업이 FDA 사용 허가서라며 제시한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일유업이 사용한 사료는 FDA의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허가서에 첨부된 세부규정 1항과 2항을 살펴보면, "식물성 기름을 섞어 만든 사료에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할 경우 젖을 짜는 소에게 사료를 사용할 수 있지만, 동물성 기름을 섞어 만든 사료에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하면 육우나 젖을 짜지 않는 소에만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1)For animal fat in combination with certain oilseed meals, as a component of dry, nonpelletted feeds for beef and nonlactating dairy cattle. (2)For soybean and canola seeds and/or meals to which there may be added vegetable oil as a component of dry, nonpelleted feeds for beef and dairy cattle, including lactating dairy cattle. (美 FDA의 사용 허가서 중 세부규정) 즉, FDA의 규정에 따르면 포름알데히드 사료를 젖소에게 쓰려면 식물성 기름과 섞어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매일유업이 사용한 사료는 동물성 기름에 해당하는 TUNA OIL(참치유)을 섞어 만든 것이다.
결국 매일유업이 가장 먼저 반박의 근거로 제시한 "FDA가 포름알데히드 사료의 안정성을 담보했다"는 주장은 적어도 FDA의 규정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은 것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자사에 유리한 부분만을 발췌했다는 지적을 받을 여지가 있다.
농식품부 산하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날 "시중에 유통 중인 우유의 포름알데히드 함량을 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극미량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지만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함량 이내로 매우 안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역원은 제품별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사료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던 농식품부가 하루 아침에 입장을 바꾼 것도 의아한데,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은 채 WHO의 기준치보다 낮게 나왔다는 결과만 알리고 사건을 종결지으려 하니 정보공개가 불충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자연스레 제기됐다.
WHO 허용치는 안 넘지만 해당 사료를 쓴 우유에서 다른 우유보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상관관계가 성립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애초에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포르말린 사료의 사용금지를 권고했다는 농식품부가 오히려 스스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포르말린 사료를 사용한 우유 제품은 매일유업 뿐이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은 "포르말린 사료를 사용했는데 합당한가"가 아닌 "모든 우유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나왔는데 괜찮나"는 식으로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며 볼멘소리다.
특히 매일유업은 경쟁사 중 특정회사를 지목하며 "경쟁업체도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포름알데히드를 이용해 제조한 사료를 이용해 어린이용 우유를 제조,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해당업체는 그런 사료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매일유업의 의도였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결국 사태는 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유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급기야 농식품부가 "시판우유에서 포름알데히드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포르말린 사료를 쓴 원유는 DHA 함량이 월등히 높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유업도 그 점을 십분 활용해 어린이용 우유인 `앱솔루트W`를 출시했고 고기능성 제품임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농식품부나 매일유업이 포르말린 사료를 사용했다 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에 대해 논란의 여지를 없앤 뒤 사태를 마무리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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