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은 융합하는 컨버전스 시대”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이동기, 새 스타일의 ‘달콤쌉싸름’전
  • 등록 2010-07-06 오후 3:49:00

    수정 2010-07-06 오후 3:49:00

[경향닷컴 제공]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톰’과 미국의 만화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결합한 이미지 ‘아토마우스’로 널리 알려진 작가 이동기(43·사진)가 아토마우스가 중심이 되지 않은 신작들을 선보였다. 서울 청담동 갤러리2에서 열고 있는 ‘달콤쌉싸름(Bitter sweet)’전에서다.


이번 전시에는 추상과 구상이 한 화면 속에서 어우러져있는 복합적 이미지의 작품 1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작품 ‘헐리우드’에는 1980년대 명랑만화의 이미지가 오렌지색 선으로 그려져 있고, 다이아몬드 이미지, 기업 ‘애플’과 ‘제너럴일렉트릭(GE)’의 로고 등이 중첩돼 있다. 작품 ‘골프공’에도 골프공 이미지뿐 아니라 추상적인 패턴의 그림이 캔버스 위 분할된 면 안에 존재한다.

작가는 “아토마우스와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에서 벗어나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작품을 이번에 시도했다”며 “서로 모순되거나 이질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한 화면에 섞어서 보여주는 ‘절충주의’를 표현했다는 뜻에서 전시 제목을 ‘달콤쌉싸름’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작품에 사용된 이미지는 신문과 잡지 등 대중매체에서 수집한 이미지, 무의식적으로 해온 낙서, 과거 작가의 작품 속 요소 등이다.

그가 이 같은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서로 이질적인 것이 융합하는 컨버전스의 시대가 됐다는 논리·이론적 판단에 따른 결과물이다. “과거엔 환원주의가 대세였다. 예를 들어 개념미술이라고 하면 작품에서 이미지의 완성도나 색의 조화는 중요하지 않고 개념만 중요하다는 식이었는데 나는 최근에는 이런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환원주의의 반대인, 한 화면에 다양한 스타일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엔 전자제품도 한 가지 제품에 하나의 기능만 들어가 있었다면 지금은 휴대전화, 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작가는 “컨버전스 개념은 예술분야에서 먼저 시작됐다. 미국작가 데이비드 살르는 70년대말·80년대초에 이미 화면을 분할해 추상적인 이미지와 저급한 이미지를 같이 보여줬다. 제프 쿤스도 복잡한 이미지를 콜라주한다. 요즘 대중문화에서는 기존 이미지나 자신의 이미지를 패러디하는 것이 유행인데 이 역시 60년대 팝아트에서 이미 시작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2년 전 열었던 개인전 ‘더블비전’에서 구상 이미지인 아토마우스와 추상적인 이미지를 한 캔버스 안에 면을 나눠 표현한 것도 이 같은 관점을 표현한 것이다. 일본과 미국적 이미지를 결합한 아토마우스도 만화라는 대중문화 아이콘과 고급문화인 미술을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그는 “한국작가가 국내에서 전시를 해도 해외에서 금방 알 정도로 미술은 국제적 경쟁을 하고 있다”며 “현대미술에서는 얼마나 잘 그리느냐가 아닌, 작가가 어떤 사고를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나의 사고구조를 보여주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까지. (02)3448-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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