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너텍, 검찰수사 1년만에 퇴출 위기

법원, 회생절차 폐지 결정..회사측은 항고 계획
작년 하반기 검찰수사와 함께 실적 급격히 악화
  • 등록 2009-08-26 오후 1:58:17

    수정 2009-08-26 오후 1:58:17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지난 정부에서 정치지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아온 에너지업체 케너텍(062730)이 상장폐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우량기업으로 꼽혔지만 최근 1년간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회생절차 신청과 관리종목 지정 등을 거쳐 결국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케너텍은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크다고 결정,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즉시항고하겠다고 밝힌 상황. 하지만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퇴출 사유가 될 수 있는 만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되면 계속기업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퇴출 여부가 결정된다.

케너텍은 지난 2003년 상장한 뒤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던 우량기업이다. 작년만 해도 3분기까지 매출 674억8500만원, 영업이익 52억1600만원, 순이익 14억9600만원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멀쩡히 돌아가던 회사가 갑작스럽게 추락한 이유는 정치자금 연루설과 이에 따른 검찰 수사와 영업 난조 때문이다. 검찰은 케너텍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참여정부 핵심 인사들에게 로비자금으로 건넸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케너텍은 올초 공지문을 통해 "작년 9월 이후 실시된 검찰 수사로 수주활동과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상황도 급격이 악화되고 있어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케너텍은 올 들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3월11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회생절차 신청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엔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2007년 에너지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2만원을 크게 웃돌았던 주가는 지난 25일 매매 정지 전엔 670원까지 추락했다.

케너텍이 퇴출 위기로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70%가 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개인투자자는 물론 케너텍에 대출을 해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신한은행, 산은캐피탈 등도 비록 담보를 갖고 있긴 하지만 일정부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경우 합당한 과정을 거쳐 담보주식 처분권을 얻었고, 최근까지 주식을 매도해왔다"며 "정확한 손실액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케너텍은 국내 주요은행에 768억원의 차입금 및 사채를 갖고 있다.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전환사채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 관련기사 ◀
☞케너텍, 회생절차 폐지..`실질심사 대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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