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토파즈처럼 투명한 해변 물빛이 먼 바다로 갈수록 에메랄드를 거쳐 코발트로 짙어진다. 평균 깊이도 1m밖에 안 된다. 개장 초 한가한 해변이 마치 개인 소유 프라이빗 비치라도 온 것 같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에겐 시들하겠지만 어린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에겐 자연 풀장처럼 편안하겠다.
느긋하게 거닐자니 어선 한 척이 들어와 해변 천막가게 한 곳에 커다란 플라스틱 상자를 부려놓는다. 멍게와 성게가 한가득이다. 자연산 멍게, 오랜만이다. 게다가 연중 멍게 맛이 가장 좋을 철이다. 곧장 가게로 따라 들어가 멍게 한 접시를 시켰다. 한 점 집어 먹으니 쌉싸름한 첫맛이 아연 입맛을 일깨우고, 상큼한 향이 입안을 상쾌하게 가셔준다. 혀에 달큰하게 와닿는 뒷맛. 속까지 개운하게 가라앉는다. 멍게 향은 두어 시간이 지나도록 입안에 은은하게 머물러 있었다.
한 접시에 자연산 멍게 3만원이고, 성게는 2만원. 자연산 전복은 1㎏에 10만원 받는다. 회 5만~7만원, 조개구이 4만~5만원. 식사는 매운탕쯤이다. 값이 전체적으로 만만치 않다. 해수욕장 한 철 장사라는 걸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저녁엔 술손님이 많아 거의 24시간 영업한다. 8월 24일 폐장 때까지만 문을 연다. 해변 북쪽 끝에서 두 번째 천막가게. 010-5059-9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