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이용성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목전에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는 나무 아래 그늘에 나란히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즐기는 행랑객들로 북적였다. 완연한 봄 날씨를 맞아 공원에는 연인과 데이트는 물론 가족 단위로 놀러 나온 이들이 눈에 띄었다. 꽃이 있는 곳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인산인해였으며, 도심 속 공원에 놀러 온 시민의 얼굴엔 여유가 가득했다.
| 17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나들이객들이 돗자리 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등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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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함께 나온 최모(24)씨는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나왔는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답답해 마스크를 벗고 싶은데 사람들 보는 눈이 있어 쓰고 있지만, 빨리 마스크까지 벗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 신도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주부 강모(50)씨는 “날이 좋아서 바람 쐬러 나왔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 경기가 회복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인근 백화점에 나들이 나온 시민도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의도동에 거주하는 김모(45)씨는 “가족끼리 단체로 이렇게 나온 게 너무 오랜만”이라며 “이제 거리두기도 완화한다고 하니까 조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만 명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감염병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목동에 사는 신모(35)씨는 “기대 반 우려 반”이라며 “2년 전처럼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지금까지 누적됐던 위험들이 한꺼번에 터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거리두기 해제를 앞둔 마지막 금요일인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려있다.(사진=이용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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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 전 마지막 금요일이었던 지난 15일에도 서울 번화가 곳곳에선 사람들이 가득했다.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먹자골목은 벌써 거리두기가 풀린 듯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을 때는 유명 식당만 만석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점포가 가득 찼다.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야외 테라스에서 저녁을 즐기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인근 클럽에서도 줄을 서서 입장하는 20~30대 젊은 층을 볼 수 있었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영업제한 시간 때문에 압박을 많이 느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기대감이 고조된 자영업자들은 장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종로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모(50) 사장은 “시작하자마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주변에 회사가 많으니 회식이나 모임 등 단체손님들이 찾아주시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생맥줏집은 문 앞에 붙여뒀던 영업시간 제한 안내문을 떼어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모(39)씨는 “영업시간과 인원제한이 없어져서 3년 전처럼 영업할 수 있어 기대된다”며 “손님이 예전만큼 늘어나면 알바생도 더 뽑을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