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선수들 착용형 로봇 달고 실력 겨룬다···'사이배슬론' 대회 참가

코로나19로 각국에서 분산 개최···13일 KAIST서 진행
공경철 KAIST 교수팀 개발 장치 착용해 대회 나서
세계 1위 도전···선수단 "코로나19 지친 국민에 희망"
  • 등록 2020-11-04 오전 10:00:00

    수정 2020-11-04 오전 10: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장애인 선수들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만든 보조장치를 착용해 국제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KAIST는 공경철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13일 대전 본원에서 열리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

사이배슬론 출전 선수와 연구진 수정.(사진=한국과학기술원)
사이배슬론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다. 지난 2016년 첫 대회가 개최된 후 올해 5월 스위스에서 2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 일정이 9월에서 11월로 두 차례 변경됐다.

최근 유럽 지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회 주최 측은 출전팀이 속한 각국에 개별 경기장을 설치해 분산 개최하는 방식으로 대회 규정을 변경했다.

공경철 교수팀은 6개 장애물을 포함해 국제 규격에 맞춰 제작된 경기장을 KAIST 대전 본원에 설치하고 착용형(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출전한다.

주최 측은 각 경기 현장마다 심판을 파견해 분산 개최되는 대회의 공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장 기록과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실시간 영상 전송 플랫폼도 도입했다.

대회는 총 6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대회에는 25개국 60여개팀이 참여한다. 공 교수팀이 출전하는 착용형 로봇 종목에는 미국·스위스 등 8개국을 대표해 출전한 12명의 선수가 실력을 겨룬다.

착용형 로봇 종목은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된 장애인 선수가 두 다리를 감싸는 외골격형 로봇을 입은 상태로 평지·험지 걷기·앉았다 일어서기·계단 오르내리기·계단과 측면 경사로 보행 등 6개의 장애물을 통과해 부여된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임무 완수 정확도에 따라 점수가 주어진다. 10분 안에 얻은 점수를 합산해 선수의 최종 성적으로 기록한다. 총점이 같으면 짧은 시간 안에 경기를 완료한 선수가 우위에 오른다. 대회 당일에는 출전 선수 별로 총 3번 도전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준으로 상대 선수들과 경쟁한다.

공 교수팀은 지난 2월 김병욱씨와 이주현씨를 대표 선수로 선발해 최정수 영남대 로봇기계학과 교수와 우한승 KAIST 기계공학과 연구원의 감독 아래 9개월 동안 훈련을 진행해왔다.

두 선수 모두 6개의 장애물을 어려움 없이 통과해 임무를 완수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계단 위에서 중심을 잃는 등 극한 상황을 가정해 이를 극복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다.

주최 측은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후 11시에 최종 순위 발표와 메달 수여식을 진행한다. 경기 영상은 사이배슬론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공 교수팀은 지난 1회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엔젤로보틱스, 세브란스 재활병원, 영남대학교, 재활공학연구소 등 각계 최고의 연구팀과 협력해 워크온슈트4도 개발했다.

공 교수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대회가 열려 지난 4년간 발전시킨 기술을 공개하고 서로 배울 기회가 주어져 다행”이라며 “대회의 성적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회에 참가하는 김병욱 씨는 “국산 착용형 로봇 기술이 전 세계와 비교해 얼마나 우수한지 증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주현 씨도 “이제 남은 것은 자신과의 경쟁”이라며 “장애를 로봇 기술로 이겨내는 장면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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