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 푸틴 vs 친 푸틴 시위 `팽팽`
러시아 야권은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인 6일 모스크바 남쪽 칼루스카야 광장에서 약 2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푸틴의 대통령 취임을 반대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후 시위대는 크렘린 궁 인근 `볼로트나야 광장(늪 광장)`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푸틴 측 지지자 약 3만여명도 같은 날 시내 서쪽 `파클론나야 고라`언덕에 집결해 문화행사를 열며 반 푸틴 집회에 맞불을 놨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끌어들인 관변 정치 조직 인사로 반 푸틴 시위에 맞서기 위해 급히 모집됐다.
◇ 푸틴 집권 3기 순탄치 않을 듯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이 반정부 시위에 맞불을 놓기 위해 관변 조직 단체를 끌어들여 친 푸틴 시위를 급조한 것도 푸틴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집권 3기를 시작하는 푸틴이 국정 최우선 과제의 초점을 반대파를 포용하는 데 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푸틴은 집권 1,2기 때 `강한 러시아 만들기`를 목표로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과 군비 확충에 매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푸틴이 야권 인사를 탄압하고 언론을 규제하는 등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임기에도 푸틴은 자신의 기존 정치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 등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고는 푸틴의 `강한 러시아 만들기`에 지지를 보내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통합 러시아당의 12년 장기 집권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국민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푸틴이 과거처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강행할 경우 반발감은 더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야권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반정부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푸틴이 반대파를 효율적으로 포용하지 못할 경우 푸틴의 집권 3기가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