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매매 대신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군수요 등 인기지역은 전세물건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은 서울 강북권과 경기 일부지역에선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전세시장, 2분기 이후 안정세.. 매매와 상반된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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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가격 상승률은 ▲서울 2.91% ▲신도시 2.95% ▲수도권 2.16%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구와 은평구를 제외한 23곳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학군수요가 몰린 강남권이 연초부터 줄곧 오름세를 나타냈으며 광진구 등 교육환경이 좋은 인근 지역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5월말 미아뉴타운 2500여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길음뉴타운, 은평뉴타운3지구 등 대규모 입주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의왕은 내손동 포일자이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매물 귀해져 가장 높은 전세가격 상승률을 나타냈고, 수원은 고등동 일대 주거환경개선사업 이주수요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고양 덕이·식사지구, 양주 고읍지구, 파주 교하신도시 등 북부지역은 신규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약세를 기록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상반기 집값 하락 우려와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수요자들의 매매회피-전세선호 현상 두드러졌다"면서 "그러나 2007년말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수도권에 일시 공급한 아파트의 입주가 4~6월에 집중되고,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3월을 기점으로 전세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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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면적별 수급불균형..전세가격 불안요인
하반기 금리인상 기조와 금융규제, 대세하락 논란 등으로 매매시장의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전세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며 가격 움직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이후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수기를 지나 8월 이후에는 다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 금리인상 등으로 매매시장이 더욱 위축되면서 수요자들이 내집마련 시기를 늦추고, 전세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도 전세가격 상승요인으로 지적된다.
서울 강남3구의 경우 하반기 새아파트 입주는 총 2개 단지 1205가구에 불과해 전세물량 부족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학군수요가 있는 곳과 직장인이 많이 몰리는 도심권은 하반기에도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하반기 신규입주 물량이 많다는 점은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북권에선 은평뉴타운3지구와 성북구 일대 대규모 사업지에서 입주물량이 풍성하다. 경기지역도 남부권와 북부권이 고르게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물량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주, 고양, 용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의 경우에는 전세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전반적인 전세가격은 약보합 정도의 하락세가 예상된다"면서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서울 중소형아파트의 전세가격은 보합 또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수도권은 대형아파트가 하락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