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발언이 국내 자동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대미 자동차 수출에 먹구름이 끼고, 미국차 `빅3`의 국내 수입차시장에서의 판매가 활력을 찾지 않을까 전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제 금융과 미국산 자동차의 경쟁력과는 별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바마의 압력이 오히려 국민감정을 자극, 미국산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 오바마 구제금융, 美자동차 경쟁력과는 별개
새로 들어서는 오바마 정부가 구제금융 등 미국 자동차 업계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미국 미국자동차 업계가 쉽사리 회생한다는 보장이 없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정부의 자금지원으로 자동차 업계의 신용경색이 완화된다 해도 미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이 자연스레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게 그 이유다.
미국 정부가 미국내 60%를 차지하는 수입차 시장을 규제해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는 것도 미국 새 행정부에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실제로 GM대우차는 해마다 10만대 이상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 당장 관세등 무역 장벽이 생길경우 GM의 자회사인 GM대우차도 미국 수출길이 어려워져 GM의 경영상황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인 구제 금융만으로 미국차의 경쟁력이 당장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글로버 자동차 기업간의 거대 인수합병(M&A)이나 미국 정부의 국유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오바마 효과`…韓수입차 시장엔 악영향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 `빅3` 자동차의 올해 국내 판매 실적은 한마디로 초라하다. `일년에 수십만대 수출하는 한국에 비해 미국은 고작 5000대를 한국에 수출한다`는 오바마의 지적대로 올 10월까지 미 빅3의 국내 판매실적은 6190대에 불과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차의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한국시장에서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미국차의 성능이나 디자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국내시장에서 판매 신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작년에 처음으로 5%를 돌파한데 이어 올해 8월에는 6%를 돌파하는 등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일본과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의 경우 이러한 국내 수입차 시장의 확대 바람을 타고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수입차 판매가 감소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유럽과 일본 자동차들은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우수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한다면 미국차라고 안팔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오바마의 잇단 발언이 오히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미국 빅3에게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산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오바마의 발언이 자칫 국내 소비자들의 감정을 자극해 미국차 판매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