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는 3월에 새 아파트로 입주하는 이씨(33) 부부는 결혼한지 만 3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결혼 후 평균 7~10년 걸린다는 내 집 마련을 불과 3년 만에 이루었으니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막상 그 내용을 들여 다 보면 행운보다는 땀과 노력의 대가로 얻은 결실이다.
이씨 부부의 결혼 첫 출발은 결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열악한 조건에서 시작했다.
정유회사 사내커플로 만난 이씨 부부는 넉넉치 않은 집안형편으로 인해 결혼비용의 대부분을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하는 처지였고, 이를 위해 결혼준비도 거품을 제거한 채 꼭 필요한 것만 최대한 가격이 저렴한 곳을 골라 다니면서 실속위주로 장만했다.
당시 신혼집 마련도 그렇다. 그 동안 모아둔 저축액과 회사의 저리 대출을 합쳐 4000만원의 예산으로 집을 마련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넓은 집을 월세로라도 들어가 좀 더 편하게 사는 것을 생각했지만 상의 끝에 좁고 불편하더라도 예산 범위 내에서 해결되는 전세집을 얻기로 한 것이다. 매달 적잖은 월세를 내면서 편하게 사느니 처음엔 불편하더라도 비용을 줄임으로써 빨리 자리잡는 것이 훨씬 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
결혼 후 신혼 살림도 부부가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 실천해 나갔다. 부부가 같은 회사에 근무하기에 수입내역을 서로 낱낱이 알 수 있어 딴 주머니(?)를 찬다는 것이 원천 봉쇄 됐지만 이 덕에 세세한 부분까지 수입과 지출 관리가 가능해 그 만큼 돈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일단 집안의 모든 돈 관리는 가계부 작성과 꼼꼼한 성격을 무기로 내세운 부인이 맡기로 정했다. 그리고 월급 통장에 들어오는 급여 가운데 남편 통장분은 모두 저축으로, 그리고 부인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되 여기서도 가능한 추가 저축여력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최소한 소득의 50% 이상은 저축을 할 수 있겠다는 계산에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진행한 결과 김씨 부부의 연간 저축액은 평균 3천만원에 달할 수 있었다. 현재 두 사람의 연봉을 합쳤을 때 5천5백만원 가량이니 50%의 저축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재테크 전략은 내 집 마련 조기 달성을 목표로 1년 단위로 목돈을 모아 굴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1년 단위로 적금상품을 가입해 저축하면서 해마다 모여진 목돈은 다시 투자상품을 통해 운용하는 방식을 구사한 것이다. 물론 투자상품은 리스크를 감안해 꼭 2~3가지 상품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을 잊지 않았으며, 상품을 선택할 때는 각종 자료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부부가 상의를 해 결정하였다.
이 결과 이씨 부부는 지난 3년간 주식 및 채권투자상품과 주가지수연동예금, 절세형 상품 등을 통해 저축원금 9천만원을 포함한 약 1억원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한편, 이번에 내 집 마련은 급매물로 나온 6개월 후에 입주하는 분양권을 매입함으로써 성사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결혼 전에 청약부금을 가입해 1순위 자격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직접 분양을 받는 것 보다는 부동산 침체기에 분양가보다 싸게 나오는 분양권 급매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노린 것이 주효했다.
결과적으로 이씨 부부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당초 분양가 보다 1천만원 싼 1억7천만원에 새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청약통장은 나중에 유용하게 사용할 계획이다.
부족한 자금에 대한 대책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모자라는 자금 5천만원은 장기 모기지론 대신 일반 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장기 모기지론이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대출기간이 길고 중도상환 시 수수료를 물어야 하기에 소득공제는 못 받더라도 조기 상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일반 담보대출을 통해 2년 안에 조기 상환할 생각이다.
올해 새로 아이도 태어나는 이씨 부부에게 올해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한해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이들 부부의 재테크 레이스는 계속될 것이다.
(한상언 신한은행 PB사업부 재테크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