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20일 미국의 금리인하폭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주식, 채권, 외환시장이 일제히 움직임을 멈춘 채 방향탐색에 열을 올리고있다. 이들 시장의 지표인 주가와 금리, 환율은 모두 숨죽인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있다. 미국이 금리를 얼마나 내리느냐에 관심을 두고 일단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특히 달러/원 환율은 전날 1300원대로 치솟던 기세가 한 풀 꺾이며 1295~1296원대에서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3시11분 현재 환율은 전날보다 4원 낮은 1295.20원. 미국의 금리인하폭 자체보다는 다양한 시장의 반응을 주시하고있다.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추세가 여전히 상승쪽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시장의 관심이 미국의 금리에 촛점을 맞추고있어 다른 변수들이 영향을 끼칠 여지가 없다"며 "환율수준이 조금 낮아지면 매수세가, 조금 높아지면 매도세가 나오는등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가 펼쳐지고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실수요가 많지않은 가운데 은행간 투기적 거래가 시장을 간신히 떠받치고있는 상황.
채권수익률은 국고3년의 경우 5.6%선, 국고5년은 6.2%선에 가로막혀 있다. 20일 채권시장은 오후들어서도 수익률이 소폭 등락을 거듭할 뿐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투신권의 한 딜러는 "국내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모두 미국 금리인하만 쳐다보고 있다"며 "펀드매니저들이 펀더멘털 분석보다는 그린스펀의 입만 바라보는 일종의 모럴헤져드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선물시장도 미 FOMC회의를 앞두고 적극적인 매수세가 실종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오후에 약세로 돌아선 이후 전날보다 2.74포인트 떨어진 531.59로 5일선인 537.22를 넘어서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0.02포인트 오른 71.35포인트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자체보다는 그에 따른 미국 증시의 반응과 연쇄적인 달러/엔 환율동향에 관심을 쏟고있다. 금리인하가 50bp(0.50%포인트)에 머문다면 현재 환율수준에 큰 변화가 없겠지만 75bp로 확대될 경우 달러/엔 환율의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 단기적으로 120엔선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있는 반면, 결국 125엔선으로 추가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엔화 움직임과 함께 미국 금리인하폭에 따라 국내 증시의 외국인들이 어떻게 행동할 지도 관심. 최근 별다른 특징을 보여주지못하고있는 증시의 외국인들이 미국의 금리인하 결정이후 비교적 큰 규모의 주식 순매수, 혹은 순매도로 방향을 잡을 경우 외환시장에 의미있는 신호를 전해줄 가능성이 제기되고있다.
시중은행 다른 딜러는 "증시나 채권시장, 외환시장이 모두 미국의 금리인하에만 관심을 두고있는 것은 우리 시장의 자생력이 약하다는 증거"리며 "자체적인 수급이나 경제전망 보다는 외부요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만큼 주가나 금리, 환율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환율의 경우만 해도 외환당국의 여러차례 경고에도 불구, 외부요인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앞으로도 그런 추세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없다는게 시장참가자들의 시각이다. 달러/엔 환율이 125엔선까지 추가상승할 경우 원화환율은 1300원대에 안착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