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튀어나온 개에 놀라 '유산'...보상받을 수 있을까

中 법원 "견주 책임 있다" 판결
  • 등록 2024-09-18 오후 3:14:05

    수정 2024-09-18 오후 6:11:5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갑자기 튀어나온 반려견을 보고 놀라 유산한 40대 여성에게 견주가 9만 위안(약 1678만원)을 배상하라는 중국 법원의 판결이 화제다.

1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41세 여성 얀은 지난 3년간 여러 차례의 시험관 수정 수술을 받은 끝에 임신에 성공했다.

올해 초 임신 4개월 차에 접어든 얀은 택배를 받기 위해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건물에서 튀어나와 자신에게 달려들려고 하는 골든레트리버를 목격했다. 깜짝 놀란 얀은 뒤로 물러서는 동시에 허리와 하복부에서 무엇인가 이상이 생긴 것을 느꼈다.

곧바로 병원을 방문한 얀은 의사들로부터 “태아의 심장 박동이 들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얀은 “임신한 지 거의 4개월이 된 상황이었다”며 “개가 나를 놀라게 한 뒤에 배가 아파 병원에 갔지만 내 아이를 살릴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온라인에서 큰 논란을 불러왔다.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는 무려 1억10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얀씨는 반려견의 주인인 리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동물 관련 법에 따르면 반려동물 주인은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채워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200위안(약 3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리씨는 “당시 내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은 상태인 것은 맞으나, 골든레트리버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훈련받을 정도로 온순한 견종”이라며 “임신한 상태였으면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리씨에게 9만 위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신한 여성이 집 근처를 걷는 것은 전혀 문제 아니다”라며 “개가 목줄을 매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얀씨가 놀라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유산된 것”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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