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금리 인상에 돈빠져나갈라…성장률 3% 전망 속 골머리

중국, 코로나·전력난·부동산 침체 등 악재 겹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3%대로 하락…2% 전망도
미중 국채금리 역전…자본 유출 우려 커져
"中 목표는 경제 성장 안정"…부양기조 이어갈듯
  • 등록 2022-08-28 오후 6:01:47

    수정 2022-08-28 오후 6:01:47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코로나19 확산과 부동산 경기 하락, 전력난 등으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 경기부양에 나서야 하는 중국 당국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중국인민은행. 사진=AFP
중국, 코로나 봉쇄·전력난까지…성장률 전망 3%대로 하락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 목표는 ‘5.5% 안팎’인데 5%는 커녕 4%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는 지난 24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3.6%로 0.4%포인트 내렸다. 쓰촨성과 충칭 등 중국 서부지역에서 이어지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쓰촨성은 역대급 폭염이 닥치면서 전력 수요는 25% 가량 크게 늘었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에 의한 전력 생산은 반 토막난 상태다. 전력의 82%를 수력발전에서 얻고 있는 쓰촨성에서는 많은 공장들이 생산을 멈췄다. 전력난은 농작물에도 피해를 줘 가을 작황을 앞두고 식량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EIU는 “지난해 여름 전력난이 발생한 이후 중국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올해 같은 문제가 재연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단기간에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IU 뿐 아니라. 최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3%로 낮췃고, 노무라는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4월 4.4%에서 7월 3.3%로 조정한 상황이다.

수창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최근 부양책은 경제를 반등시키기 충분치 않다”면서 올해 성장 전망치를 3.6%로 유지했다.

(출처=CNBC)
자본 유출 우려에도 “中경기부양 기조 이어갈 것”

문제는 중국 정부가 꺼낼 수 있는 경기부양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한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매의 발톱’을 드러내자 중국의 금리 인하 공간은 더 줄어들었다. 파월 의장이 최근 긴축 속도조절론을 넌지시 암시했지만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랑스계 금융회사인 나타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가장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하는 시기인 만큼 (연준 움직임은) 중국엔 나쁜 소식”이라며 “인민은행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통제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연준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과 중국 간 단기금리는 이미 역전된 상황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오르면서 2.1%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보다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지난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을 전격 인하했다. 그만큼 중국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폭은 1년물 0.05%포인트(p), 5년물 0.15%p로 예상보다 크게 두지 않았다. 중국과 미국 간 정책 금리 차가 커지면 자본 대량 유출, 위안화 가치 및 주가 급락 등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경제 살리기가 우선인 만큼 자본 유출이 우려되더라도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양더룽 첸하이카이위안 펀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계속해서 경제 안정을 우선시하기 위해 서방과의 금리 격차를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것과 달리 인민은행이 직면한 주요 문제는 경제 성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봤다.

장지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하반기 중국의 자본유출은 늘어나겠지만 이는 중국 경제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며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국내 문제와 부동산 침체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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