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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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저금리 장기화 기대가 주택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은의 저금리가 과잉유동성을 만들어 집값이 오른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돼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에 하나의 요인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집값이 오른 것이 한은의 저금리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주택 공급을 꼬집었다. 그는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이지만 수요와 공급의 차이”라며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공급이 충분했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자리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값 상승을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오해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 10년 평균 46만9000호인데 올해는 46만호로 부족하지만 서울의 경우 10년 평균은 17만3000호인데 올해는 18만호가 넘는다”며 “4~5년간 추이를 보면 등락이 있지만 과거보다 적지 않다”고 밝혔다.
기재부와 한은의 집값 상승, 하락 전망이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기재부, 한은 모두 중장기적으로 보면 집값이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보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기재부는 하향 안정, 한은은 상방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시장에서 집값 상승 기대가 강해서 상승 압력이 크다는 것일 뿐 정부의 주택 가격 평가,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재는 주택 가격 안정 없이는 가계부채 안정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주택 구입용 차입이 많기 때문에 주택 가격 안정이 가계부채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오르면 오를 수록 가계부채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