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김영철 방남, 임종석 운영위 나와라"…與 "독선"(종합)

김성태 23일 운영위서 일방 요구 뒤 정회
"소관 상임위서 임종석 안 부르면 도리 아냐"
與 "울트라 갑질…상임위 농단 하고 있다"
  • 등록 2018-02-23 오전 10:54:33

    수정 2018-02-23 오후 12:25:53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인 김성태 운영위원장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자료제출 문제로 임종석 비서실장을 발언대에 나와서 답변을 요구한 것이 논란이 되자 정회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자유한국당이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에 강력 반발하면서 23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파행됐다.

한국당 원내대표인 김성태 운영위원장은 김 부위원장 방남 배경을 보고받겠다며 이날 오전 10시쯤 개회한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오후 4시까지 출석할 것을 공식 요구한다”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포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위원장이 횡포를 부린다며 항의했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1일 운영위에서 김 위원장이 임 실장을 증언대로 불러세워 한국당과 청와대·여당 간 대치가 발생한 데 이어 또 운영위가 정쟁의 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국회 운영위는 청와대를 피감기관으로 하고 있다”며 “김영철의 평창폐막식 참석 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방한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이런 엄청난 국민적 발표에 대한 혼란이 야기되는 사안·배경을 분명히 해소하기 위해 임 실장을 운영위에 부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임 실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어 통화가 어렵다고 하면서 이후에 제 개인 휴대폰으로 직접 청와대 비서실장 연락이 올 것이라는 청와대 측 입장이 있었다”며 “그 이후에 감감무소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영철 방한에 따른 엄청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됨에도 소관 상임위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부르지 않는 것은 국회가 할 도리가 아니다”며 “그 부분은 위원장으로서 판단한다”며 여당의 항의를 일축했다.

민주당 운영위 간사인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이렇게 상임위원장 마음대로 나가라 들어가라 하는 데가 어디 있느냐”며 “국회 헌법기관을 독선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위원장이 말하고 있다”고 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국정농단을 못하니 상임위 농단을 하고 있다”고 맞서는 등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운영위원인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회 뒤 김 위원장에 “이게 뭐하는 거냐”며 “이런 게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박 원내수석 역시 “완장을 차고 이렇게 간사 합의 없이 하는 게 어디있냐”며 “제발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원래 약속대로 하자”고 촉구했다. 또 “어제 슈퍼울트라 갑질하는 위원장이라고 하니 또 삐쳤다”고 일침을 가했다.

당초 이날 운영위에서는 전날 운영위 운영제도개선 소위 심사를 거친 16건의 법률안과 1건의 규칙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이같은 상황에 법안 관련 심사 자체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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