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원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판매기업으로 올라선 중국 비야디(BYD)가 경전철 사업을 통해 또 한번의 혁명을 꿈꾸고 있다. 왕촨푸(王傳福) 비야디 회장은 최근 멕시코에서 열린 C40 정상회의에서 “경전철은 도시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출어람’ 실현한 비야디의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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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중국 시장에서 비야디는 점유율을 더욱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당국이 배터리 인증 기준을 연산 8GWh로 진입장벽을 높이면서 사실상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비야디의 핵심 경쟁력은 친환경차 핵심부품에 대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비야디는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배터리를 비롯한 친환경차 부품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모터, 전기제어 등의 분야에서 많은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배터리 제조업체로 세계 2위까지 올라섰던 비야디는 2003년 중국 국영기업 친추안 자동차를 인수하며 전기자동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2008년 비야디의 이름을 알리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F3모델을 선보인 뒤 이후 승용차, 택시, 버스 및 관공서용 특장차 등을 생산하며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차 제조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부품인 배터리를 전량 자체 조달하는 구조로 비야디는 수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야디는 ‘전기차 1위’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또 한번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중국의 도시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경전철 대중교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비야디는 지난 10월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600억위안(약 1조원) 규모의 경전철교통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비야디의 경전철교통사업에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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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가 개발한 단일궤도 방식의 경전철은 기존의 양립형 레일이 아닌 가운데 하나의 레일 위로 열차가 달리는 방식으로 8량의 열차에 16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고 평균 속도는 시속 30~45km, 최고 속도는 80km 수준이다. 대량 화물 수송은 어렵지만 중소형 운송 교통에 최적화된 방식이어서 2·3선 도시 개발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비야디는 지난 2011년부터 경전철 프로젝트 연구에 약 50억위안(8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5년여 동안의 준비를 거쳐 최근 모노레일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왕 회장은 “지하, 지상 뿐 아니라 공중을 이용해 입체화된 교통망을 건설하는 것은 도시교통 체증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렌버핏도 인정한 왕촨푸의 ‘기술경영’
왕 회장은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의 확산과 함께 비야디 역시 더욱 빠른 발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빠르면 2017년 늦어도 2018년에는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 진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신의 꿈을 설계하라(Build Your Dream)’는 회사 모토처럼 왕 회장 역시 맨주먹에서 시작해 지금의 성공을 일궈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특히 배터리 연구원 출신인 왕 회장은 높은 전문성과 기술 중심 경영으로 사업 확장을 일궈왔다. 오랫동안 배터리 연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그는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도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야디는 지난 2008년 워렛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지분 9.9%를 매입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버핏은 지난 2010년 9월 직접 비야디 방문해 각별한 관심과 신뢰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역시 기술자를 중시하는 왕 회장의 경영 철학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왕 회장의 꿈은 원대하다. 그는 이미 신성장동력인 경전철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구상을 하고 있다. 왕 회장은 “경전철 사업은 우선 중국에서 어느 정도 브랜드 지명도를 구축한 뒤 기술의 성숙과 대대적인 보급에 따라 일대일로 해당 국가들을 연결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