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홍콩이 투자 이민 정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15일 홍콩 봉황망이 보도했다. 최근 중국 본토인을 중심으로 이민 신청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은 전날 입법회(우리나라의 국회)에서 열린 시정 연설에서 1000만홍콩달러(약 14억원) 이상 자금을 홍콩에 투자하는 외국인과 외국 영주권이 있는 중국인에게 홍콩 영주권을 주던 이민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행 시작 해인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2만4000여 명이 총 2058억 홍콩달러를 투자하고 영주권을 받았다.
이 제도는 부자들이 대부분 통 큰 투자를 앞세워 이민을 온 덕분에 금융, 부동산 시장 등에 긍정적이라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이민 신청 숫자가 많아 지난해 한 차례 문턱을 높였지만, 효과가 없자 당분간 중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제도는 부유한 중국 본토인이 홍콩 영주권을 얻는 데 많이 이용됐다. 이민자들은 대부분 베이징, 상하이, 광둥 지역 등의 기업 고위간부들인 것. 이들은 높은 수준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 혜택과 함께 140개국 무비자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홍콩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캐나다 등의 이민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