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여의도 정계는 물론이고 증권가까지 뜨겁게 달군 안철수연구소(053800)와 증시 전문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줄기세포업체 메디포스트(078160), 원인 모를 급등으로 투자자를 혼란에 빠트린 3S(060310)에 이르기까지 1조원의 벽에 가로막혀 상승 행진을 마감한 상장사가 늘고 있다. `1조의 저주`라는 신조어가 나올 법한 상황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상장사는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을 필두로 다음 CJ오쇼핑 포스코 ICT 등 10개 종목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1조원은 전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상위 1%만 오를 수 있는 자리다.
3S 메디포스트 안철수연구소 등도 올해 하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닥 시장 상위 1% 상장사 자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약속이라도 하듯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기만 하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이내 1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 4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상승한 3S는 지난 22일 장중 2만6700원까지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3501억원에서 1조398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하지만 3S는 바로 다음날인 23일 하한가로 주저 앉으면서 시가총액도 8353억원으로 줄었다.
증권사 스몰캡담당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탈 개선을 동반하지 않는 급등 이후 흐름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며 "시가총액 1조원을 유지하기 위해선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철수연구소도 3S와 같은 경험을 두차례 했다.
이후 안 원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운데 절반을 기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철수연구소는 재차 시가총액 1조원 안착을 시도했다. 결과는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 16일 장중 10만7400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돌파했으나 이후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했다.
안철수연구소에 앞서 시가총액 1조원 고지를 밟은 메디포스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메디포스트가 개발하고 있는 연골손상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하지만 유상증자와 양윤선 대표의 주식 매각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달이 지났지만 시가총액은 8000억~9000억원을 사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에프에이 등도 잠시동안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지만 안착에는 실패했다.
증권사 한 스몰캡 팀장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인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118억원, 135억원"이라며 "최대주주 측과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각각 50.61%, 5.73%"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가총액 1조원은 개인 투자자의 인기 투표로 나올 수 있는 결과는 아니다"라며 "기본적인 매출 규모와 실적 안정성에 기반한 기관의 투자 없이는 1조원대 시가총액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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