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보증 회사채 발행잔액 100兆 넘었다

2000년 채권시가평가제 도입후 최대 물량 기록
기업 현금확보 영향…우량등급 88% 양극화 양상
  • 등록 2009-06-04 오후 1:55:00

    수정 2009-06-04 오후 1:55:00

[이데일리 이학선 이태호기자] 회사채 발행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부터 대기업들이 앞다퉈 현금확보에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이 큰 폭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감소해 회사채 시장에 빈익빅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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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키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이날 무보증 공모 회사채 발행잔액은 100조560억원으로 채권시가평가제가 전면 도입된 지난 200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잔액은 발행된 회사채 가운데 상환되지 않고 남아있는 금액을 말한다. 직접금융시장이 활성화될수록 발행잔액이 늘어난다.

지난해 4월까지 60조원대를 유지하던 회사채 발행잔액은 지난해 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 1월 8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3월에는 90조원을 넘었다. 이날 SK가 2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무보증 공모 회사채 발행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회사채 발행잔액이 큰 폭 증가한 것은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들의 현금확보 수요와 개인이나 법인 등 소액투자자들의 투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전반적으로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늘어났고, 동시에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미리 자금을 쌓아두려는 기업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발행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AAA 등급이 전체 발행잔액의 27% 정도를 차지해 단일 등급으로는 가장 많았다. AA+부터 AA-는 27%, A+부터 A-는 34%를 각각 차지해 신용등급이 우량한 A- 이상 회사채 발행잔액이 전체의 88%에 달했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직접금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100조원 돌파는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며 "다만 신용등급이 좋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행잔액 집계에선 보증 및 사모사채, 설립근거가 법률에 명시된 공사들의 발행채권은 제외했다. 일반 은행채와 카드캐피탈채 등을 회사채로 분류하는 한국거래소와 사모사채 등을 회사채에 포함해 발표하는 금융투자협회 자료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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