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장 저서 보니.."정통부, 공정위에 꼭 따를 필요없어"

  • 등록 2008-02-19 오후 2:45:38

    수정 2008-02-19 오후 2:49:27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SK텔레콤(017670)하나로텔레콤(033630)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사이에 신경전이 한창인 가운데 권오승 공정위원장이 취임 직전 펴낸 책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권 위원장은 공정위원장에 취임하기 한달 전인 지난 2006년 2월 '정보통신과 공정거래'라는 책을 냈다.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권 위원장과 같은 학교 이원우, 구대환 교수, 신영수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등 8명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권 위원장은 머리말에서 이 책이 공동연구의 성과물이라고 소개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신영수 위원이 집필한 통신시장의 합병규제(제2장 제3절 현행법상 통신시장에 있어서 합병규제) 부분이다.

신 위원은 "공정위가 경쟁제한적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정통부 장관이 여기에 반드시 구속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통부 장관이 공정위와 사전협의 결과에 구속된다면 다른 심사기준을 고려하도록 한 입법취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 경우 (공정위가) 통신시장의 경쟁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공정위의 심사권한을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은 입법상의 불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현행법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책은 정통부 장관의 인가 결정시 공정위 의견이 반영되지 않더라도 공정위 독자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 위원은 "정통부 장관의 인가여부 결정과정에서 공정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 경우, 공정위가 처음부터 다시 합병안의 경쟁제한성 심사를 개시하기보다는 법원에 합병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또 "통신시장에서 발생하는 기업결합 전반을 포섭할 수 있도록 법제를 정비하되 어느 방향으로든 규제권자를 일원화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통신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기업결합심사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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