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외환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오기는 힘들었다. 14일 외환시장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달러수급에 따라 움직였고 달러/원 환율은 장중 내내 지난주말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의 보합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마감직전 일부 은행의 투기성 달러매수가 등장하면서 환율은 소폭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14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30전 낮은 1115.10원에 거래를 시작, 개장초 주가상승과 현대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져 1114.10원까지 급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환율은 1114.40~1114.80원의 좁은 범위에 묶여버렸고 1114.70원으로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후들어 1114.70원에 한동안 멈추있던 환율은 2시10분을 넘기면서 기업 결제수요와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였던 일부 은행의 달러되사기로 1115원대에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마감 5분전까지 1114.80~1115.20원의 좁은 범위를 오르내렸으나 시장의 매물부족을 틈타 일부 은행들이 달러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4시25분 1115.50원으로 오르며 지난주말대비 오름세로 반전했다. 결국 지난 11일보다 30전 높은 1115.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이는 지난주말과 마찬가지로 이날 체결된 가격중 최고가였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372억원 주식순매수를, 코스닥시장에서 206억원 순매도를 각각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16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8일이후 5영업일째 순매수를 지속하며 총 3991억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한 셈. 그러나 순매수규모가 많지않아 16일이후 외환시장에 공급될 외국인 주식매수물량은 1억달러에도 못미쳐 환율흐름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전망이다.
역외세력은 오후장 중반 잠시 달러매수에 나섰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않았다. 달러/원 환율은 일본의 금리인상에도 불구, 108엔대 중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여 원화환율 흐름에 영향을 끼치지않았다.
주초를 맞아 기업체 결제수요는 꾸준히 이어졌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주초에 많이 등장하는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샌드위치 연휴를 맞아 14일 집중적으로 나온 느낌"이라며 "현대사태 진정등 외환시장 분위기 호전과 외국인 주식자금등 달러공급요인에도 불구, 은행권은 마감직전 달러매수쪽으로 옮겨갔다"고 전했다.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환율하락 기대심리에도 불구, 결제수요가 일부 등장하면서 환율이 장중내내 보합권을 유지했지만 전반적으로 거래가 무척 한산했다"며 "시장을 움직일 동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