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간밤 4% 급락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심사 기한을 또 한번 미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뉴욕증시는 급등했지만, 비트코인 시장은 ETF 지연 전망이 더 크게 작용해 수혜를 보지 못했다.
15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2.6% 하락한 3만555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새벽 3시께는 3만5100달러까지 밀려, 전일 대비 4%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다.
비트코인 현물 ETF 심사 지연 전망이 확산한 것이 이번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SEC가 심사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은 10건에 이른다. 이중 글로벌X 상품에 대한 심사 마감일이 오는 21로 예정돼 있는데, SEC가 연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높이다. 나머지 9개 신청에 대해선 이미 2~3번씩 연기를 결정해, 내년 1월 이후에나 결정이 나게 됐다. 따라서 글로벌X에 대해 연기를 결정한다면, 올해 ETF 출시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가로 활동하는 크립토이즈매크로나우의 노엘 애치슨은 “이번 하락은 SEC 현물 ETF 심사 지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앞서, 투자자들이 이익을 확보하려고 나서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영향으로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우량주를 모아 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3%올랐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1%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7% 급등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치(3.3%)를 하회한 것은 물론, 전월 상승률(3.7%)보다 크게 둔화한 것이다. 이번 지표 발표 후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