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업의 경기체감지수가 2년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이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자동차의 체감경기 역시 악화했다.
| 지난 10월 21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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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결과, 11월 BSI 전망치는 86.7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0월 84.6을 기록한 데 이어 25개월만에 최저치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장기화하는 추세다. 10월 BSI 실적치 역시 90.3으로 올해 2월(91.5)부터 9개월 연속 부정 전망을 기록하면서다. BSI가 100보다 낮을 경우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란 의미다.
| 종합경기 BSI 추이.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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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84.0)과 비제조업(89.7)이 올해 6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함께 6개월 이상 부진 전망을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25개월만에 처음이다.
제조업은 전월에 이어 기준선 100을 넘긴 업종이 전무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90.0)과 자동차·기타운송(89.7) 등 국내 수출을 이끌던 두 업종이 2개월 연속 부진했고, 11월 전망치 역시 전월 대비 각각 5.0포인트, 7.1포인트 내렸다.
전경련은 수출 주력 업종의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면서 최근 둔화하고 있는 국내 수출 실적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비제조업 업종 중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된 전기·가스·수도(106.3)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인 가운데, 나머지 비제조업 업종은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특히 ‘여가·숙박 및 외식업’ 전망치(88.9)가 전월 대비 22.2포인트 감소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은 이미 국내외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글로벌 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중 분쟁으로 향후 어려움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심리 급랭 방지를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국회 계류된 법인세 감세안을 조속히 통과함은 물론 투자유인을 위한 세제상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