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硏, 울릉도 토종 희귀미생물에서 항말라리아 해법 찾았다

희귀 방선균에서 항말라리아 활성을 갖는 새로운 화학골격의 화합물 발굴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제 및 희귀방선균 연구에 활용 기대
  • 등록 2018-12-06 오전 10:39:20

    수정 2018-12-06 오전 10:39:2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은 항암물질연구단이 울릉도 토양에 서식하는 토종 희귀 미생물(방선균)으로부터 자연계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화학골격을 갖는 새로운 항말라리아 물질을 발굴했다고 6일 밝혔다. 향후 항말라리아 치료제 개발 및 신규 생리활성 물질 발굴을 목적으로 하는 희귀 미생물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릉도 유래 토양 방선균으로부터 새로운 생리활성물질 을 발굴한 연구 개요. 그림=생명연.
방선균은 토양·식물체·동물체·하천·해수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로 외생포자를 만들어 곰팡이(진균)와 비슷하나 원핵세포를 갖는 세균이다.

미생물이 생산하는 생리활성물질들은 항암제나 항생제 등의 의약품으로 개발돼 왔으며 화학구조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중요한 출발물질로 사용되고 있다.

미생물 유래 생리활성물질을 탐색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기존에 발굴되지 않은 새로운 화학구조를 지니는 화합물을 발견하는 것이며 이는 기존의 약물과 차별화되는 작용기작을 지니는 신약의 특성상 신약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구조의 저분자 화합물을 생산하는 방선균은 수십 년간 신약개발에 있어 중요한 생물자원으로 활용돼 왔다.

방선균이 신규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분리 및 배양이 어려운 희귀 방선균에 관한 연구는 보다 까다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까닭에 체계적인 조사가 제한적으로 수행돼 왔다.

이 연구에서는 미생물 유래 생리활성물질 발굴의 연구대상으로 이용된 적 없는 울릉도 토양샘플로부터 약 200여종의 방선균을 다양한 미생물 분리법을 도입해 분리했다.

연구팀은 이제껏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신규 생리활성물질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희귀 방선균을 효과적으로 분리 및 배양하기 위해 간단하면서도 차별화된 접근법을 모색했다. 희귀 방선균은 실험실 내에서 배양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세균의 성장을 돕는 특수 물질(선별 배지)에서 매우 느리게 생장하는 균을 국내 토양(울릉도 흙)으로부터 선택적으로 분리했다. 이어 분리한 균을 통상적인 미생물 배양보다 매우 긴 기간에 걸쳐 배양했고 이후 배양 추출액의 성분조사를 통해 생산된 화합물의 신규성을 분석해 최종적으로 희귀 방선균의 배양액으로부터 4종의 신규 화합물들을 발굴했다.

발굴된 화합물들의 생리활성 검정 결과 카테누리스포로라이드로 명명한 화합물들은 세포독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열대열원충에 대해 저해활성을 보였다. 또 해당 화합물의 구조를 화학적으로 변형시킨 유도체 물질들이 열대 말라리아 약제내성을 갖는 클로로퀸 저항성 열원충에 대해 기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클로로퀸 보다 우수한 저해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암물질연구단 안종석 단장은 “이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조사되지 않았던 울릉도 토양으로부터 희귀 미생물을 분리해 신규 이차대사산물을 발굴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추진하는 국제공동연구사업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문연구단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유기화학 및 천연물화학 분야의 국제 저널인 ‘오가닉 레터스 (Organic Letters)’ 1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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