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달러-원이 5년8개월만에 1050원을 하향돌파했지만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움직임이 잠잠하다.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경우 채권보다 환율에 베팅하는 성향도 강하기 때문이다.
즉 달러-원이 바닥이다 싶으면 차익실현을 하고픈 욕구가 강한게 보통이다. 반면 추가하락에 대한 강한 뷰가 형성될 경우 이를 노린 채권매수가 유입되곤 했다.
9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채권시장에 따르면 통안2년물이 0.7bp 하락한 2.775%를 보이고 있다. 국고3년 13-7도 0.7bp 떨어져 2.870%로 거래중이다. 국고5년 13-1도 1.2bp 떨어진 3.155%를 보이고 있다. 국고10년 14-2 역시 0.5bp에서 1bp 하락한 3.540%에서 3.535% 사이에서 호가중이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95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거래대금 기준).
6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4틱 오른 105.77로 거래되고 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어제보다 15틱 상승한 112.35를 기록중이다. 외국인이 각각 1240계약과 373계약 순매수하며 사흘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8원 하락한 1042.40원으로 거래중이다. 이는 2008년 8월20일 1049.30원 이후 처음으로 1040원대를 기록하는 것이다(종가기준). 아울러 그해 8월14일 1039.80원이후 최저치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스왑딜러는 “내일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있어서이지 싶다. 미국채 금리도 레인지 하단에 바싹 붙은 상황이라 상단으로 갈지 아닐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플레이어들도 한쪽으로 치우지기 싫어하는 눈치”라며 “오히려 달러-원이 신기하다. 연저점을 깼는데도 개입도 아직 없다”고 전했다.
A증권사 채권딜러도 “아직은 좀 지켜봐야할 것 같다. 다만 외인의 추가 매수는 어려울 듯 싶다. 일부에서는 달러-원 급락과 기준금리 인하를 엮어보려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B증권사 채권딜러 또한 “외국계은행등에서 스왑쪽에 플로우가 많거나 하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다만 지금은 외은도 고객 플로우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영향이 제한적인 것 같다”며 “실제로 달러-원하락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환베팅성 채권매수자금 등이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라 보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실제 환베팅성 채권매수 자금이 미미해서일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C증권사 채권딜러는 “주식시장에서 대형주는 급락하고 있다. 코스피선물만 버텨서 콘탱고가 확대되고 있다. 옵션만기를 앞두고 풋이 코스피를 밀 가능성과 환율개입이 얼마나 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봉상 매도시그널은 아니고 이평선 위로 올라온 마당에 굳이 환으로 이익이 난 외인이 급하게 이익실현을 하진 않을 것 같다”며 “급하지 않으니 오히려 증권의 손절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원 급락에 따라 환율이 금통위의 키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인하는 아니지만 인상을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