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린다던 제주 삼다수, 물류에 발목 잡혀 '고전'

제주개발공사 “물류비 증가로 못 내린다”
삼다수 공급 차질..소비자·제주도 모두 손해
  • 등록 2013-01-24 오전 11:35:54

    수정 2013-01-24 오전 11:45:3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대형마트와 직거래를 통해 가격을 내릴 수 있다던 제주 삼다수가 막상 직거래를 시작하고도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실한 물류 시스템으로 인해 마트에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편만 초래하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제주 삼다수의 가격은 농심이 유통대행을 할 때와 비교해 변화가 없다. 2ℓ는 910~920원, 500㎖는 360~4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판매하고 있는 제주 삼다수.
제주개발공사 측은 농심과 계약을 끊겠다고 했을 때 대형마트와의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공사→농심→마트’의 유통구조에서 ‘공사→마트’로 유통단계가 줄어드는 만큼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는 설명이었다. 다시 말해 농심이 가져갔던 이익만큼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농심(004370)이 제주 삼다수 유통대행으로 약 5%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정도 수준에서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공사 측은 대형마트와 직거래를 시작했지만 가격 인하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다. 이유는 공사의 물류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과거 농심에 맡길 때에 비해 물류비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

제주공사 관계자는 “배에 싣는 포장단위와 마트에 납품되는 포장단위가 달라 중간에 해체·재포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마트 측에 맡기다 보니 여기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격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제주공사가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업체와 운송단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정상적인 물류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 삼다수의 도외 물류 중 수도권은 ‘동방’이, 영남권은 ‘한진’, 호남·충청권은 ‘현대로지엠’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제주공사가 농심이 유통할 때보다 운송 가격을 낮추다 보니 하도급을 준 물류업체들이 못 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

이 같은 문제는 당장 삼다수 공급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대부분 매장에서는 현재 제주 삼다수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거나 팔더라도 과거 농심으로부터 납품 받은 재고분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제주공사로부터 삼다수를 납품받지 못하고 있다”며 “언제 제품 입고가 될지 기약이 없어 당분간 농심 삼다수의 재고분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주공사 측이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농심과의 관계 청산에만 매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급 물량 부족으로 인해 마트에서 삼다수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라며 “소비자나 제주도 모두 손해를 보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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